월 매출 2억원의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던 아내를 청부 살해한 비정한 4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 것이 원인이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2일 청부업자에게 돈을 주고 박모씨(34)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박씨의 남편 정모씨(40)와 정씨의 부탁을 받고 박씨를 납치·살해한 혐의로 심부름센터 업자 원모씨(30)를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 5월21일 서울 강남구 주점에서 원씨를 만나 아내 박씨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한 뒤 9차례에 걸쳐 원씨에게 1억3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다. 심부름센터 업자 원씨는 지난 9월14일 오후 4시쯤 박씨가 운영하는 서울 성동구 회사 앞에서 박씨를 납치, 인근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서 목을 졸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다.

남편 정씨는 “월 매출 2억원이 넘는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자녀를 빼앗기고 빈털터리가 될 것을 우려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내 박씨는 정씨가 창업한 렌터카 업체를 맡아 운영하며 월 2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정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렌터카 회사를 조만간 박씨 명의로 변경할 것을 약속한 상태였다.

숨진 박씨는 1년 전부터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정씨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6억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미리 4억여원을 건넸다. 이 돈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정씨는 남은 위자료 2억원을 받고 나면 돈이 모자랄 것을 우려해 박씨에게 애초 약속대로 회사를 넘겨주지 않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