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다. 또 저금리 시대에 자산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57·사진)은 지난 19일 제주 공립 특수학교인 영지학교의 ‘해피스쿨 기증식’에 참석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 대로 인터넷 기반의 자동차보험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연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피스쿨은 초등학교 교육 환경을 개선해주는 삼성화재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의무보험인 자동차 책임보험 시장을 외국 기업에 개방했다. 김 사장은 “2년간 시험적으로 선택보험(임의보험) 영업을 해온 만큼 초기 정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온라인 판매 방식이어서 사업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현지 법인 본사가 있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영업 채널도 갖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1억대 이상이며,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작년 말 기준 65조원 규모다.

삼성화재는 수년 내 중국을 비롯한 해외 매출 비중을 크게 끌어올리기로 했다. 내년까지 4%, 2015년까지 5%로 각각 높인다는 목표다. 연내 러시아 주재 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초 싱가포르에 재보험사인 삼성리를 설립했는데 첫해여서 우량 물건 위주로만 영업해 왔다”며 “동남아시아 등으로 영역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단계로 해외 보험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조만간 전 세계 보험 계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글로벌 정보기술(IT)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해외 자연재해에 대한 위험관리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금융감독원이 지난주 발표한 ‘제1호 금융소비자 보고서(연금저축)’와 관련, “연금저축은 초장기 상품이란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삼성화재 같은 손해보험사들의 연금저축 수익률이 금융권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어느 기준을 갖고 재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고 상품 성격도 제각각”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손보사의 수익률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금저축 등의 상품 사업비를 줄여 고객의 실질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저금리 지속으로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 부동산 개발 및 간접투자 등 자산 운용처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공실 위험이 낮은 서울 시내 오피스 빌딩 개발이나 발전사업 등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 “다양한 방안을 실무 차원에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해피스쿨 기증식을 가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설계사들이 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500원씩 적립해 장애인 교육 환경 개선 등에 쓰고 있다”며 “이런 활동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시=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