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내 지하철역 37곳을 폐암 유발 물질인 라돈 농도 특별관리역으로 지정해 농도 측정과 환기를 강화하는 등의 특별대책을 추진한다.

시는 라돈 노출 우려가 있는 지하철 1~8호선 37개역을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관리하는 ‘라돈 농도 저감대책’을 추진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라돈은 토양이나 암석에 함유된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해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방사성 가스다. 주로 터널 구간의 암반에서 지하수에 녹아 배출되면서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 고농도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폐암이나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역은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17곳,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20곳이다. 모두 심도가 깊거나 화강암 지반 구간을 통과하는 역으로, 라돈 농도가 다른 역에 비해 짙게 검출되는 곳이다.

노선별로 보면 2호선의 경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을지로4가, 잠실, 이대, 아현, 종합운동장 등 6곳이다. 3호선은 종로3가, 충무로, 경복궁, 안국, 독립문, 교대 등 6곳이다. 4호선은 충무로, 미아삼거리, 남태령, 회현, 삼각지 등 5곳, 5호선은 충정로, 서대문, 광화문, 종로3가, 을지로4가, 신금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청구, 행당, 왕십리, 답십리 등 11곳이다. 6호선은 고려대, 월곡, 역촌 등 3곳, 7호선은 수락산, 마들, 노원, 중계, 하계, 공릉 등 6곳이 지정됐다.

시는 이들 역에서 라돈 농도를 연 2회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측정할 계획이다. 배수로 및 집수정에 맨홀 덮개를 설치하고 송풍기로 집수정 공기를 배출해 라돈 농도를 낮출 계획이다. 터널 안 환기시설의 가동시간도 종전 하루 평균 3~13시간에서 최소 15시간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