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살 때 현지에 중개업소가 몰려 있는 곳은 피해야 합니다. 지역 토박이 중개업소를 찾아 땅을 소개받는 게 좋습니다.”(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고준석 박사의 자산관리 멘토스쿨’의 ‘필드아카데미’가 지난 15일 경기도 이천·안성, 충북 음성 일대에서 실시됐다. 여기엔 모두 42명의 멘티가 참석했다. 고 지점장은 현장을 둘러보기에 앞서 호재가 있는 곳마다 판을 치고 있는 이른바 ‘기획 부동산’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영업한 중개업소가 땅을 소개받기에는 적절하다는 조언이다. 가격의 거품이 없고 원주민들의 땅을 주로 중개하기 때문에 알짜매물을 접할 수 있는 까닭이다.

○“충북이 유망”

이날 현장을 안내한 손진택 강남공인 대표도 지역 토박이였다. 지역 소방서에서 근무하다 중개업으로 전환해 동네에서는 ‘(소방)대장’으로 불린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은 기획부동산이나 블로그 등에 올려놓은 인터넷 정보를 무조건 믿고 땅을 보러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제로는 개발이나 도로망 구축 등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경기 이천·안성과 충북 음성의 땅값엔 비교적 큰 차이가 났다. 이천과 안성은 서울과 1시간 안팎의 거리인데다 경전철 연결 등의 개발호재로 3.3㎡당 45만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반면 음성지역은 충북이라는 막연한 거리감 탓에 3.3㎡당 25만~30만원대였다. 고 지점장은 “미래 가치를 따지고 보자면 음성을 비롯한 충북에 투자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이 수도권정비계획법이나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규제를 많이 받는 점, 여러 개발 호재와 맞물려 이천·여주 일대에 수년 전 투기 광풍이 불었다는 점 등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반면 “음성이나 진천 일대에선 개발 규제가 거의 없다”고 고지점장은 강조했다. 때문에 공장이 증설되고 도로망도 확충되고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미래 가치가 있기 때문에 땅값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좋은 땅을 싸게 사는 방법은 미래가치가 있는 지역의 땅을 현지 중개업소를 통해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답사는 필수”

고 지점장은 땅을 살 때 필히 확인해야 할 서류로 △토지이용계획확인서 △토지대장 △지적도 △등기부등본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서류만큼 중요한 요소는 ‘현장답사’였다. 이날 살펴본 8군데 토지들의 문제점은 서류가 아닌 현장에서 발견됐다. 인공수로인 구거와 묘지가 대표적이었다. 현장에서는 구거가 예상보다 더 큰 면적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 수로를 메우기 위한 매립비용 등의 추가 비용이 생길 수 있다.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분묘도 멘티들을 당황케했다. 고 지점장은 “묘지는 함부로 이장할 수 없는 만큼 분묘가 많은 토지를 구매할 땐 매도자 부담으로 처리하거나 거래 자체를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 지점장은 도로 개발 계획으로 토지의 모양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현장에서 본 한 토지는 2차선 도로와 접하고 있었지만 기존 도로가 4차원 도로로 개발되면서 일부 토지가 수용될 처지였다. 삼각형이던 토지 모양이 사각형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었다. 토지모양이 사각형에 가까울수록 활용도가 높아 가격이 비싸다.

자산관리 멘토스쿨을 통해 땅을 구매한 40대 김모씨는 “토지 매매는 당장은 수익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적은 돈으로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현장 답사에 1년째 참여하고 있는 40대 이모씨(여)는 “묘지나 구거가 땅의 미래가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며 “토지 서류상에는 이런 표시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아 현장 답사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고준석 박사의 자산관리 멘토스쿨’은 오는 31일 동국대에서 5기 공개강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문의는 신한은행 청담역지점(02-516-4600)이나 ‘아이러브 고준석과 부동산재테크’ 카페(http://cafe.daum.net/gsm888)로 하면 된다.

김하나/한지아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