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불꺼지지 않는 '대선캠프'
대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의 선거캠프는 24시간 가동되는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선거캠프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아예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생활한다. 물론 선거캠프도 각 후보의 스타일에 따라 분위기는 각양각색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7일 밤 11시에 여의도 당사에서 국장단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이례적이다. ‘군기잡기’ 성격도 가미됐다. 김 본부장은 20여명의 출석을 일일이 불렀다.

김 본부장은 “긴장감이 좀 더 흘러야 하는데 긴장감이 없다”며 “지난 휴일에 시·도당을 가보니 문이 잠겨 있더라. 그래선 안 된다. 당협위원장 사무실도 휴일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불이 켜져 있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된 심야회의는 새벽 2시반이 넘어서야 끝났다.

김 본부장은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1주일 전 인선이 발표되자마자 ‘군기반장’ 모드로 들어간 그는 당사에 야전침대까지 갖다 놓았다. 당직자들에게 절주령까지 내렸다. 사재를 털어 사무처 요원 200여명에게 ‘용돈’을 주는 당근도 준비했다. 당사 건너편에 있는 과거 박 후보의 캠프에서도 종일 동시다발적으로 회의가 이어진다. 한 실무진은 “오전 7시 전에 대부분 출근하며 퇴근 시간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24시간 불꺼지지 않는 '대선캠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영등포 당사 외에 미래캠프, 시민캠프가 사용하는 공간을 여의도에 따로 뒀다. ‘담쟁이 캠프’라는 이름처럼 분야별로 수평적으로 손잡는 컨셉트다. 선대위는 공동선대위원장 10명이 힘을 모아 끌고 나간다. 공식회의는 월·수·금요일 오전 8시 공개회의와 일요일 오후 9시 비공개회의다.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공식회의 외에 비공식회의가 수차례 열린다”며 “수시로 문자를 보내 ‘번개회의’를 연다”고 전했다.

본부가 꾸려진 민주당 당사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분위기는 자발적 자원봉사자들로 꾸려진 시민캠프가 가장 좋다. 유정아 시민캠프 대변인은 “밤샘이 잦기로는 시민캠프가 최고지만 자발적으로 모여서인지 다들 MT 온 것처럼 신나한다”고 했다. 시민캠프는 21일을 ‘정전일’로 정했다. ‘사무실에서 일만 하던 당신, 떠나라!’는 구호 아래 청계산 등산에 나설 예정이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여의도를 벗어나 종로에 자리를 잡았다. 도심에 위치한 만큼 하루에도 100여명의 일반 시민들이 민원과 자원봉사 신청을 위해 캠프를 찾는다. 캠프 내부는 파격이다. 투명하게 서로를 볼 수 있는 ‘유리창 민원실’은 소통의 상징이다. 박인복 민원실장은 “매일같이 민원 전화가 밀려온다”며 “2명씩 야근조를 둬서 민원실 콜센터를 24시간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설거지 담당’이라고 표현한 캠프의 ‘안방마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9시에 캠프 회의를 주재한다. “양말은 신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유분방하다. 미국판 카카오톡인 ‘바이버’를 통해 수시로 팀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아침 회의가 끝날 때마다 구호를 외치는 데 최근 “문(문 후보)을 열면 안(안 후보)이 보인다”는 구호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정은/허란/이현진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