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대응, 가족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장수계획'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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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CEO 경영교실] 금융노년학 창시자 닐 커틀러 특강
부양자도 고령화 되어가는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 증가
금융전문가에 노화과정 교육… 한국적 '금융노년학' 필요
재무정보 만큼 노년학 지식 무장…고객에 차별화된 서비스 가능
부양자도 고령화 되어가는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 증가
금융전문가에 노화과정 교육… 한국적 '금융노년학' 필요
재무정보 만큼 노년학 지식 무장…고객에 차별화된 서비스 가능
“고령화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은 인구, 개인, 가족, 세대 고령화로 요약됩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왔다면, 앞으로는 가족 전체의 고령화(aging)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금융노년학 창시자인 닐 커틀러 교수(사진)는 최근 한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가 주최하고 퓨처모자이크연구소, 한양사이버대가 주관한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커틀러 교수는 미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 초대 회장과 영상TV재단인 모션픽처 산하 은퇴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남가주대에서 시니어비즈니스를 강의하고 있다. 그는 노년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노년전문가로 손꼽힌다. 미국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상당수가 참여하는 비영리민간단체 미국은퇴자협회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다음은 그의 강연 내용이다.
○샌드위치 세대, ‘장수계획’을 세워라
커틀러 교수는 “미국은 평균수명이 점차 증가하면서 자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며 부양자 스스로도 고령화 되어가는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족 고령화’에 관심을 갖고 단순한 은퇴설계가 아닌 가족 구성원의 고령화로 인한 포괄적인 ‘장수계획(longevity planning)’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장수계획은 재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요소도 포함한다.
‘샌드위치 세대’는 과거 어린 자녀와 60대의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40대들을 지칭했다. 지금은 기대수명의 증가로 25세 이하의 자녀와 75세 이상의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로 전환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50~60대 베이비부머를 지칭하는 또 다른 개념이다.
커틀러 교수는 “100세 시대의 장수계획을 비롯한 ‘나이 듦’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노년학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노인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고령화의 과정(aging)을 다루고, 노화의 과정을 금융회사 전문가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금융노년학”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가 고객들에게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은퇴자들의 돈이 어떻게 늘어나는지 알고, 고객에게 무엇을 말해줘야 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금융전문가에게 노년학이 필요한 이유
그는 “미국의 금융종사자나 재무설계사들도 한국처럼 30~50대의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이들이 금융지식은 풍부하지만 고령화해 가는 고객들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의 변화와 삶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고객이 원하는 상담,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재무설계사들은 고객을 유지하고 싶어하고, 시니어 고객들은 자산의 소비와 자산유지·확대에 대한 관심을 넘어 은퇴 이후 남은 삶의 설계를 도와주는 전문가를 찾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노년전문가(RFG)가 필요하다는 게 커틀러 교수의 설명이다.
금융전문가들이 시니어 고객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생물학적 변화와 신진대사, 가족관계 등을 포괄하는 노년학 학습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한국적 금융노년학 필요”
이날 특강에서는 커틀러 교수와 함께 한국에 금융노년학을 소개한 한주형 한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 회장의 강연도 이어졌다. 그는 “한국적 정서, 문화, 상황에 맞는 금융노년학의 접근과 현실 적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업 종사자들이 고령화해 가는 고객과 그 가족들의 니즈에 적절한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국내 금융노년전문가과정(RFG)을 개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란 설명이다.
그는 RFG에서 시니어들의 주거와 요양을 이해하기 위해 실버타운과 요양시설, 재가 서비스 등을 견학하고 노인들의 신체적·심리적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고령자 생애체험과 시니어 용품 전시체험, 치매체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시니어문화벨트와 복지관 방문 등을 통해 여가시설과 콘텐츠 등에 대한 다양하고 종합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30여개 금융회사가 금융노년전문가 과정에 참여, 200여명의 금융계 사람들이 금융노년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RFG는 미국보다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의 노후를 만족시켜라”
금융노년전문가의 필요성은 세계적 고령화 추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커틀러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금융전문가들이 노인들의 생물학적인 신진대사와 가족 고령화, 세대 간의 관계, 건강, 평생교육, 일자리와 일거리, 여가 등 시니어들의 행복한 노후에 필요한 비재무적인 이슈를 다루고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들의 라이프 사이클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재무적 정보 못지않게 노년학적인 지식을 갖춰야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미국 금융노년학 창시자인 닐 커틀러 교수(사진)는 최근 한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가 주최하고 퓨처모자이크연구소, 한양사이버대가 주관한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커틀러 교수는 미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 초대 회장과 영상TV재단인 모션픽처 산하 은퇴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남가주대에서 시니어비즈니스를 강의하고 있다. 그는 노년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노년전문가로 손꼽힌다. 미국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상당수가 참여하는 비영리민간단체 미국은퇴자협회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다음은 그의 강연 내용이다.
○샌드위치 세대, ‘장수계획’을 세워라
커틀러 교수는 “미국은 평균수명이 점차 증가하면서 자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며 부양자 스스로도 고령화 되어가는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족 고령화’에 관심을 갖고 단순한 은퇴설계가 아닌 가족 구성원의 고령화로 인한 포괄적인 ‘장수계획(longevity planning)’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장수계획은 재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요소도 포함한다.
‘샌드위치 세대’는 과거 어린 자녀와 60대의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40대들을 지칭했다. 지금은 기대수명의 증가로 25세 이하의 자녀와 75세 이상의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로 전환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50~60대 베이비부머를 지칭하는 또 다른 개념이다.
커틀러 교수는 “100세 시대의 장수계획을 비롯한 ‘나이 듦’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노년학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노인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고령화의 과정(aging)을 다루고, 노화의 과정을 금융회사 전문가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금융노년학”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가 고객들에게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은퇴자들의 돈이 어떻게 늘어나는지 알고, 고객에게 무엇을 말해줘야 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금융전문가에게 노년학이 필요한 이유
그는 “미국의 금융종사자나 재무설계사들도 한국처럼 30~50대의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이들이 금융지식은 풍부하지만 고령화해 가는 고객들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의 변화와 삶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고객이 원하는 상담,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재무설계사들은 고객을 유지하고 싶어하고, 시니어 고객들은 자산의 소비와 자산유지·확대에 대한 관심을 넘어 은퇴 이후 남은 삶의 설계를 도와주는 전문가를 찾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노년전문가(RFG)가 필요하다는 게 커틀러 교수의 설명이다.
금융전문가들이 시니어 고객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생물학적 변화와 신진대사, 가족관계 등을 포괄하는 노년학 학습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한국적 금융노년학 필요”
이날 특강에서는 커틀러 교수와 함께 한국에 금융노년학을 소개한 한주형 한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 회장의 강연도 이어졌다. 그는 “한국적 정서, 문화, 상황에 맞는 금융노년학의 접근과 현실 적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업 종사자들이 고령화해 가는 고객과 그 가족들의 니즈에 적절한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국내 금융노년전문가과정(RFG)을 개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란 설명이다.
그는 RFG에서 시니어들의 주거와 요양을 이해하기 위해 실버타운과 요양시설, 재가 서비스 등을 견학하고 노인들의 신체적·심리적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고령자 생애체험과 시니어 용품 전시체험, 치매체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시니어문화벨트와 복지관 방문 등을 통해 여가시설과 콘텐츠 등에 대한 다양하고 종합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30여개 금융회사가 금융노년전문가 과정에 참여, 200여명의 금융계 사람들이 금융노년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RFG는 미국보다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의 노후를 만족시켜라”
금융노년전문가의 필요성은 세계적 고령화 추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커틀러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금융전문가들이 노인들의 생물학적인 신진대사와 가족 고령화, 세대 간의 관계, 건강, 평생교육, 일자리와 일거리, 여가 등 시니어들의 행복한 노후에 필요한 비재무적인 이슈를 다루고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들의 라이프 사이클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재무적 정보 못지않게 노년학적인 지식을 갖춰야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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