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방식 '동상이몽'
야권의 원로 모임인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가 단일화 중재에 나섰다. 원탁회의는 18일 비공개 회의를 열어 단일화 관련 기본 방침을 정한 뒤, 두 후보 측과의 조율을 거쳐 2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이제부터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공평동 캠프사무실에서 “(원로들이) 말씀을 하시면 얘기해보겠다”면서도 “(제안이 오면) 그때 들어봐야죠”라며 원탁회의를 향해 합당한 절차를 거쳐 단일화 논의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제안한 ‘정치혁신위 공동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관계 조율’ 등 3단계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는 문 후보 측은 찬성했지만 안 후보 측은 형평성 문제와 민주당 쇄신 부족을 거론하며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후보가 언급한 바 있는 ‘안 후보 입당 후 단일화’에 대해선 안 후보 측 김성식 선대본부장이 “당리당략적 접근”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본부장은 더 나아가 “단일화가 아니라 더 정확한 표현은 연대이거나 연합”이라며 민주당을 포함하는 범야세력의 연대론을 제기했다.
안 후보와 가까운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은 “단일화 논의보다는 통합 논의로 전환되는 게 옳다”며 양 세력이 제3정당을 만드는 통합안을 제시했다. 김 전 의원은 “양 세력이 왜 같이 가야 되는 건지, 양 세력이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를 정의해야 되고, 거기에 맞는 핵심정책을 조율해야 한다”며 “11월 초부터는 통합작업 실무준비에 들어가 단일화는 마지막 단계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양측은 통합안을 “단일화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이 정당 기반을 만들어 당 대 당 결합하는 통합이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합을 하려면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열어야 하는 데 대선 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혁신과 통합’과 민주당의 통합 과정을 볼 때 선거관리위원회 등록 등 최소 3주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후보 등록일을 넘겨 3자 구도로 가다 막판까지 단일화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