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등록 마감일이 4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 캠프 안팎에서는 단일화와 선거 연대·연합론을 거쳐 통합 논의까지 여러 가지 방안이 나오고 있다.

야권의 원로 모임인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가 단일화 중재에 나섰다. 원탁회의는 18일 비공개 회의를 열어 단일화 관련 기본 방침을 정한 뒤, 두 후보 측과의 조율을 거쳐 2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이제부터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공평동 캠프사무실에서 “(원로들이) 말씀을 하시면 얘기해보겠다”면서도 “(제안이 오면) 그때 들어봐야죠”라며 원탁회의를 향해 합당한 절차를 거쳐 단일화 논의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제안한 ‘정치혁신위 공동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관계 조율’ 등 3단계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는 문 후보 측은 찬성했지만 안 후보 측은 형평성 문제와 민주당 쇄신 부족을 거론하며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후보가 언급한 바 있는 ‘안 후보 입당 후 단일화’에 대해선 안 후보 측 김성식 선대본부장이 “당리당략적 접근”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본부장은 더 나아가 “단일화가 아니라 더 정확한 표현은 연대이거나 연합”이라며 민주당을 포함하는 범야세력의 연대론을 제기했다.

안 후보와 가까운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은 “단일화 논의보다는 통합 논의로 전환되는 게 옳다”며 양 세력이 제3정당을 만드는 통합안을 제시했다. 김 전 의원은 “양 세력이 왜 같이 가야 되는 건지, 양 세력이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를 정의해야 되고, 거기에 맞는 핵심정책을 조율해야 한다”며 “11월 초부터는 통합작업 실무준비에 들어가 단일화는 마지막 단계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양측은 통합안을 “단일화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이 정당 기반을 만들어 당 대 당 결합하는 통합이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합을 하려면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열어야 하는 데 대선 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혁신과 통합’과 민주당의 통합 과정을 볼 때 선거관리위원회 등록 등 최소 3주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후보 등록일을 넘겨 3자 구도로 가다 막판까지 단일화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