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연세대에 순위 뒤진 이유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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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평가' 참여 안해… QS·더타임즈 평가선 앞서
서울대가 최근 발표된 '2012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처음으로 연세대에 뒤지는 4위에 랭크됐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인 1위 KAIST와 2위 포스텍(포항공대)은 논외로 하더라도, 자타공인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가 종합대 가운데 선두를 내준 것은 이변이다.
서울대가 연세대에 순위가 뒤진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중앙일보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영향이 큰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서울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중앙일보 측에 평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중앙일보 평가는 교수연구(100점) 교육여건(90점) 평판·사회진출도(60점) 국제화(50점) 등 4개 부문 점수를 합산, 총점 300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평가를 주관하는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각 대학 자료를 받았으며 연구 실적 자료는 해당 대학들의 검증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평가는 온라인 시스템의 자료 제출과 검증 과정이 핵심이다. 대학이 적극적으로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업데이트 되지 않거나 부정확한 지표에 대해선 정확히 수정 요구를 해 반영하는 절차를 거친다.
서울대는 자체 판단에 따라 이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여러 대학 평가에 모두 대응하기 부담되는 측면이 있고, 서울대는 국내 대학 간 순위 경쟁보다 글로벌 경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영국 QS와 더타임즈 세계대학평가 2개만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형태와 특성이 다른 대학들을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며 "대학평가가 여럿 있는데 세부 지표 항목과 배점이 달라 대학 입장에선 준비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모든 평가를 거부할 순 없는 노릇이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2개 세계대학평가에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가 자료 제출과 검증, 수정 절차를 사실상 '보이콧'하면서 각종 지표에서 제대로 된 자료와 현 시점의 수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반면 연세대를 비롯한 평가에 열심히 참여한 대학들의 경우 정확한 현재 수치가 반영돼 점수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가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순위에 랭크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알리미' 사이트(http://www.academyinfo.go.kr)에 각종 지표가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는 정부가 대학정보공시 제도를 운영하며 개설했다. 각 대학의 교육 여건과 연구 실적 등 지표가 공시된다. 중앙일보 평가 역시 이 자료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시 시점과 기입 방식 등의 차이로 이 자료를 100% 믿고 활용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중앙일보가 수정, 검증 절차를 운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서울대의 경우 이 지표를 그대로 산입해 순위를 산출했다.
서울대가 당혹스러운 대목도 이 부분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중앙일보 평가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식 통보했으므로 서울대를 평가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게 맞다" 며 "그럼에도 대학정보공시 자료 등을 활용해 계속 평가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 해서 서울대가 순위에 포함되지 않으면 평가의 공신성 자체가 없어진다" 며 "평가 주최 측으로선 평가에 협조하지 않지만 대상에서 제외시킬 순 없는 서울대가 '계륵' 같은 존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대는 이번 평가 결과를 두고 일부 동문과 관계자들로부터 "서울대가 추락하는 것 아니냐" 는 반응이 나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공식적으로 대응 보도자료를 내고 해명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일단 보류했다.
서울대 측은 "올해 QS와 더타임즈 세계대학평가에선 순위가 크게 올랐으며 연세대를 포함한 다른 국내 종합대와의 격차도 크다" 며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대는 지난달 발표된 QS 평가에선 세계 37위로 국내 대학 중 1위를 기록했다. 연세대 112위, 고려대 137위, 성균관대 179위 순이었다. 이달 4일 발표된 더타임즈 평가에선 서울대가 세계 59위였으며 연세대 183위, 성균관대 211위, 고려대 240위를 각각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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