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교육, 인증으로 업그레이드] 세계로 가는 경영교육…미래로 뛰는 글로벌 인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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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경영대학 경영교육인증 취득…해외 대학들과 경쟁위해 체질 개선
기업이 원하는 우수인재 키워내
기업이 원하는 우수인재 키워내
서울 소재 한 경영대학은 2005년 35명이었던 전임교수 수를 2012년 58명까지 늘렸다.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양적·질적 지표 개선 작업에 나섰고 특히 적극적으로 교수를 충원했다.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전임 교수들이 강의를 전담하는 비율을 높이도록 유도했다.
전임 교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교육의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우수한 전임 교수가 맡은 강의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수업의 질 관리가 잘 된다는 의미다. 이 경영대학이 교수를 채용하면서 적용한 ‘특별채용’ 형태의 모집 방식은 같은 대학 내 다른 단과대의 교수 채용 과정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경영대학은 2008년 한국경영교육인증원의 경영교육인증을 취득한 한양대 경영대학이다. 한양대 경영대가 실행한 경영 교육 개선 작업은 경영교육인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함께 진행된 것들이다.
한국경영교육인증원 출범 이후 한국의 경영 교육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의 경영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미국 TED(Technology·Entertainment·Design)재단이나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하버드대 등이 제공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무료 온라인 강의는 학생들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도 무료 온라인 강의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눈높이가 높아진 학생들을 더욱 많이 유치하고, 또 학생들을 채용하는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한국의 경영대학들은 꾸준히 혁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경영학 교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직된 한국경영교육인증원(원장 정구현)과 각 경영대학은 이런 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경영 교육의 질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것으로 평가될 때 ‘인증’을 발급해주는 경영교육인증원은 일선 경영대학 교수들이 비상근으로 각자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경영교육인증원의 인증이 곧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셈이다.
경영교육인증원의 탄생은 한국경영학계가 모태가 됐다. 국내 경영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경영학회가 2004년 발주한 ‘한국경영학교육의 위기요인과 대응방안’ 연구프로젝트를 계기로 연구 1년 만에 인증원이 설립됐다.
경영교육인증원은 양질의 경영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이 갖추어야 할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는 대학에 인증을 부여함으로써 지속적인 발전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2005년 설립해 현재 전국 150개 4년제 경영대학 중 84곳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인증 사업은 2007년 시작해 2008년 5개 대학에 인증을 공표한 이후 지난 8월까지 모두 30개 대학이 인증을 획득했다.
인증을 평가하는 기준은 △비전·미션 및 목표 △학습 성과 및 평가 △교육과정과 수업 △학생 △교수 △시설 및 교육환경 △교육 개선 등 7개의 정성 지표와 10개의 정량 지표로 구성된다. 정량 지표는 최소전공이수학점 및 필수과목 지정, 과목당 수강인원 80명 이내, 1 대 25인 교수 대 학생 비율, 전임교수 강의 비율, 박사학위소지자, 전문자격인의 강의 비율 등으로 구성된다.
인증 절차에 참여하는 대학들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대학이 직면한 시대 변화를 경영학 교육 내용에 반영, 기업이 원하는 경쟁력을 갖춘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대학 교육 본연의 목표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각 대학들이 인증획득에 따라 받게 되는 긍정적 영향은 인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준비 과정에서 경영대학 교수 및 관계자들이 토론을 통해 개선 방향을 설정하고, 경영학 교육을 둘러싼 주변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게 되면 각 대학들에 맞는 비전과 교육 목표가 정립된다.
이어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 및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해 효율성을 높이고 우수 교원 채용을 늘리는 등의 교육 여건 개선 작업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증 대학이 늘어날수록 대한민국 경영 교육의 질이 향상되는 것이다.
정성적인 평가 부분인 ‘학생 및 이해관계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예컨대 계명대 경영대학의 경우 인증제 도입 후 학생들의 공인 영어성적, 자격증 취득 수, 공모전 입상 등 학업 성취도가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지역 사립대 중 최초로 경영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이 대학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한국경영교육인증원은 2013년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학부 인증에 그쳤던 올해와 달리 내년부터는 범위를 넓혀 일반대학원 경영학 석·박사 과정까지 인증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평가 지표들 역시 일선 대학들의 의견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인증제는 상위권 소수 대학들에만 제공되던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대학 교수들은 “한국의 경영대학들이 세계 명문 대학들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경영교육 강국’이 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