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교수 숭실대 강의 "소득불균형 키운 건 정치…정책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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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사진)는 10일 숭실대에서 열린 ‘2012 숭실석좌강좌’에서 “어떤 기업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이 1900년대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대기업 위주로 이뤄냈고 지금도 많은 대기업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대기업에 현재와 같은 소득 불균형의 책임이 있다고 하진 않는다”며 “대기업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잘못된 방향으로 행사할 때 그것을 견제할 수 있는 민주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점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소득 불균형 문제는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 정책을 잘못 세운 정치인들의 잘못이 크다는 것이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정치인들이 시장에 맡기면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과 뚜렷한 해결책도 없이 경제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는 이들로 나눠져 다투는 사이에 금융 자본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잘못된 방향으로 행사하면서 소득이 상위 1%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사회 안정을 위해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려서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교육은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정부가 재원을 조성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유능한 개인이 경제적인 문제로 재능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은 1997년 외환 위기로 타격을 받았다가 극복한 경험이 있고 외채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기반이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