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 크루그먼, 숭실대 찾은 이유는… 내년엔 샌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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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기부해 만든 '노벨상급 석학강좌' 첫 주자로 초청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10일 숭실대를 찾아 '경제민주화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진보 성향의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이다. 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을 통합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상을 받았다. 경제학에 불확실성 개념을 접목시켜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등 긴축 정책과 같은 기존 경제학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번 대선의 화두인 경제민주화를 설명해줄 적임자로 꼽힌다.
특히 크루그먼 교수가 많은 국내 대학 가운데 숭실대에 초청돼 강연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숭실대 개교 기념식을 맞아 특강하는 크루그먼 교수는 숭실대가 야심차게 기획한 석학 강좌인 '프레지덴셜 렉처(Presidential Lecture)' 첫 강의를 장식하게 된다. 이 강좌는 졸업생이 기부한 돈을 기금으로 활용해 노벨상급 유명 학자들을 매년 초청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숭실대는 스타트를 크루그먼 교수로 시작한 만큼 1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명품 강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윤재 숭실대 기획처장은 "학교 졸업생 중 한 분이 후배들이 자부심을 갖고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노벨상급 석학 초청 강좌를 만들어 달라며 1억 원을 기부 약정, 지금까지 8000만 원을 학교에 기탁했다" 며 "마침 크루그먼 교수가 방한하는 차에 적극적으로 접촉해 특강을 성사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연엔 학교가 공을 많이 들였다. 크루그먼 교수를 초청하는 데 앞장선 김선욱 철학과 교수는 "개인적 인연은 없었지만 e메일을 통해 크루그먼 교수에게 의사를 타진해 초청에 성공했다" 며 "크루그먼 교수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일반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개 강연을 연다는 의미가 크다" 고 말했다.
여기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숨어있다. 사실 김 교수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친분이 깊은 사이. 그는 국내에도 출판돼 선풍적 인기를 끈 샌델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 감수를 맡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교수가 먼저 '프레지덴셜 렉처'의 첫 연사로 접촉한 사람도 샌델 교수였다. 그러나 샌델 교수는 일정이 맞지 않아 정중히 고사했다. 김 교수는 "대신 내년 열릴 제2회 강좌엔 샌델 교수를 모시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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