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기업 수장들, 최대 고객 '애플' 바라보는 미묘한 시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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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대표하는 부품기업의 수장들이 세계 최대 (모바일) 부품 수요처로 부상한 애플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드러냈다.
최근 일본 전자업계에서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굴지의 업체들이 애플의 부품 발주 여부에 따라 웃고 우는 아이팩토리(ifactory, 애플의 부품공장)로 전락한 것에 대해 경계론이 일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까진 애플 효과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높다. 다만 장기적으로 애플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애플 아이폰에 메모리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권오철 사장(사진)은 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2 한국전자정보통신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부품인 메모리만 공급하는 회사기 때문에 고객(애플)과의 트러블이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세트인 휴대폰 분야에서 애플과 벌이고 있는 치열한 특허전쟁의 영향으로 부품인 메모리, 디스플레이 쪽에서 타격을 받은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증권가에선 애플이 아이폰5 초기 물량에서 삼성전자 메모리 등을 줄인 데 따라 SK하이닉스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권 사장은 "누구든지 우리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공급할 것" 이라며 "애플은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변화한다" 며 "또 다른 고객이 등장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도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을 적절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KES 부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애플 의존도가 심해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관리하겠다" 며 "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업체다. 애플의 비중이 사업 전체에서 10% 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시사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근호에서 일본의 경쟁력 있는 중소업체뿐 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대기업도 애플의 실효적 지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일본 내 50여개 업체들이 애플 주문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되고 있다며 일본 전자부품 산업 유사 이래 처음으로 1개 회사에 의존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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