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지망생들에게서 억대의 금품을 갈취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데뷔 전 성형수술비 등의 명목으로 1억여원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 등)로 정모씨(34)를 구속하고 공범 최모씨(2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정씨는 2010년 12월 경기도 일산에 연예기획사를 차린 뒤 인터넷을 통한 광고를 보고 찾아온 연예인 지망생 8명에게 “데뷔를 하려면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며 1인당 1000만원의 예치금을 요구하는 등 5910만원 상당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지망생들에게 체력훈련 등을 과도하게 시켜 스스로 기획사를 나가게 하는 수법으로 금품을 뜯어냈다. 예치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지망생들에게는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출신이라 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되려 “그동안 교육비로 들어간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은 예치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희망에 아직 피해진술을 하지 않은 또 다른 지망생 17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