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기업] 수출입은행, 세계 톱3 수출신용기관 목표…올해만 70조원 금융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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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 때 기업들의 우산을 빼앗거나 걷어치우는 은행이 돼선 안 됩니다. 오히려 더 큰 우산을 씌워 줘야죠.”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사진)이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출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올 하반기에도 선제적으로 외화조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은은 안정적인 금융지원을 위해 올해 총 11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일본 브라질 태국 등 비(非)달러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외화조달에 나서고 있다.
수은은 총 여신규모를 2020년까지 150조원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3’ 수출신용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도 마련해놨다. 대출이나 보증 업무뿐 아니라 직접출자, 인수·합병(M&A), 펀드, 금융주선 및 자문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중소기업 지원 규모 확대
김 행장 말대로 수은은 수출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해 올 하반기에 무역금융 3조원 등 총 5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수출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출채권을 현금화하지 못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 중소·중견기업들에 당초 계획보다 무역금융 규모를 3조원 늘려 공급하기로 했다.
또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과거 수출실적 범위 내에서 자금 용도와 상관없이 제공하는 포괄수출금융도 5000억원 추가 증액하고 대출한도 역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선박 발주 감소와 유럽계 은행의 선박금융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에는 1조원의 추가 자금을 투입한다. 운임 하락으로 자금난에 처한 중소·중견 해운사에 대해서는 중고선 구매자금 지원 등 유동성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수한 기술력과 프로젝트 사업성을 지닌 중소·중견 건설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5000억원의 추가 자금도 마련한다.
○PF 통해 대규모 플랜트에 금융 제공
수은은 올해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은행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금융 지원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보다 3조원 늘어난 70조원의 금융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플랜트 16조5000억원, 선박금융 14조6000억원, 녹색산업 5조원, 해외 자원개발 2조8000억원, 무역금융 12조원, 기타 19조1000억원이다. 수출 중소·중견기업 지원액도 지난해보다 1조원 늘려 총 15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수은은 1990년대 후반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대규모 플랜트에 금융을 제공, 국내 기업들의 성공적 사업수행과 운영을 뒷받침해 왔다. 수은은 공적 수출신용기관(ECA)으로 그동안 쌓아온 해외 PF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활용해 5개의 차별화된 지원전략을 마련, 기업들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제공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주요 수출신용기구 국제상업은행과 협력·경쟁하면서 전문성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며 “PF 방식의 금융 규모는 최근 5년간 5배 가까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