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은 단순히 ‘착한 기업’이 하는 일을 뜻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혁신입니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사진)은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2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국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쓰오일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회사의 사회공헌활동 방향과 목표, 가치 등에 대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취임한 후 7개월 만에 사회적기업 특강에 나선 마하셔 사장은 “이제 기업을 재무적 정보로만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요소인 사회공헌활동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공헌은 모두에 이익 돼야”

마하셔 사장은 “기업은 ‘CEO’, 즉 C(customer·고객), E(employee·직원), O(owner·주주)를 위해 존재한다”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공헌활동은 진정성, 영향력,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고 진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그 활동으로 어떤 파급효과가 생기는지 고려하며, 활동내용이 시의적절해야 한다는 얘기다.

마하셔 사장은 “초기 에쓰오일의 사회공헌활동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됐다”며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지속가능 발전과 직결되면서 그 내용도 환경 및 지역사회 기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국제 구호단체 기아대책과 함께 저소득가정 어린이 100명을 초청, 강원 화천군 비무장지대(DMZ) 내 토고미마을에서 여름방학 생태체험 캠프를 열었다.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북돋고 장애 청소년에게 음악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발달장애 청소년으로 이뤄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4년째 후원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또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의 기초과학 분야 학술상인 ‘올해의 선도과학자 펠로십’을 제정, 첫 수상자로 고체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임지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좌교수를 선정했다.

◆국내 기업 사회공헌 지출 2조원

한국생산성본부, S&P다우존스인덱스, 지속가능 경영 평가 및 투자업체인 SAM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컨퍼런스의 주제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사회적 변화’였다. 알카 배너지 S&P다우존스인덱스 부회장, 미국 사회공헌활동촉진위원회(CECP)의 마거릿 코디 위원장, 에도라도 가이 SAM 사장, 국내기업 CEO, 학계·정부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2009년부터 한국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올해 국내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2006년에 비해 35% 증가했다”며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없이는 기업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국생산성본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기업의 사회공헌 지출 총액은 이미 2조원을 넘어섰다. 기업들의 평균 사회공헌활동 지출비용도 2004년 이후 6년간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