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개청 4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세관장(4급)이 나왔다. 관세청은 10월 정기인사에서 여성 관리자 중 9급 공채 출신 심갑영 서기관(왼쪽)을 안양세관장에 임명했다고 7일 발표했다. 행시 출신(46회) 김현정 서기관(오른쪽)은 같은 날 대전세관장에 임명됐다.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무역학과 대학원까지 마친 심갑영 신임 세관장은 1977년 9급 공채로 관세청에 들어와 세관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관세청 마약조사과 교역협력과 등을 거친 관세행정 경력 35년의 베테랑이다.

심 세관장은 영어실력을 앞세워 한국이 호주, 터키,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활약했고, 체결 이후 통관 마찰을 해결해 나간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성공을 추구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업무를 즐기다 보니 이 자리에까지 온 것 같다”며 “9급 공채로 입사해 세관장까지 오를 수 있었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 희망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정 신임 대전세관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2003년 행정고시에 합격, 관세청에 들어왔다. 관세청 국제협력과, 서울세관 심사관, 관세청 통관기획과 등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관세청의 주요 업무인 통관, 세관 업무를 주로 했으며,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세관장은 “예전에 비해 여성 사무관의 비율이 높아졌고 여성 공무원에 대한 편견도 없어지고 있다”며 “여성들도 도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변화하고 있는 조직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세관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여성 세관공무원이 4급 세관장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체 관세 공무원의 30%에 달하는 여성의 역할과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