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증시에 유입된 외국계 자금이 대부분 단기투자 성격을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의 상승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 같은 자금이 유출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9월 한달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7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평가액이 늘어나면서 보유금액은 8월 말보다 22조1000억원 증가한 406조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 중에서는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 자금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상원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영국과 프랑스 등 지난달 순매수로 전환된 유럽계 국가들이 9월에도 순매수 규모 상위를 기록했다"며 "미주 지역 국가들은 7개월만에 순매수로 전환했고, 조세회피 지역인 룩셈부르크도 3개월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노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입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라면서도 "헤지펀드 자금으로 알려져있는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 자금의 비중이 높은 점은 다소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초에도 미주, 유럽계 자금이 약 3개월 동안 11조원 정도 유입되었으나 이후 약 4개월 동안 대규모 매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러한 '학습효과'를 감안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계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노 애널리스트는 "주요국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유입은 국내 주식시장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이끌 뚜렷한 모멘텀(상승 동력)이 없는 점은 유럽계 자금의 단기 유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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