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어닝서프라이즈는 유럽 재정위기 등 결코 녹록지 않은 국내외 환경을 모두 뚫고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평가를 받을 만하다.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라는 이름 아래 무차별 재벌 때리기에 나서고 있고 밖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애플과의 소송까지 겹친 상황이다. 특히 애플과 치열한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는 모바일 부문에서 전체 수익의 70%를 일궈냈다는 점은 삼성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대목이라 할 만하다.
재벌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이 돈을 벌수록 양극화는 더 심화된다고 말한다. 고용 역시 해외생산 증가 등으로 크게 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혼자 이룬 게 아니다. 수많은 협력업체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삼성전자가 돈을 벌면 협력업체 직원과 그들의 가족까지 합해 수백만명이 그 파이를 나눠 갖는다. 지난해 직원을 가장 많이 채용한 것도 삼성전자다. 2002년부터 작년까지 삼성을 포함한 30대 그룹의 고용은 64%나 늘어났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마녀사냥식으로 무조건 기업을 몰아세울 게 아니다. 오히려 삼성전자 같은 기업을 10개는 더 키워내는 것이다. 그것이 경제 양극화를 줄이고 고용을 늘릴 뿐 아니라 결국 모두가 잘사는 길이다. 삼성전자도 여기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라는 한계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