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나 록, 팝과 같은 대중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버클리음대는 ‘꿈의 대학’이다. 버클리음대는 마이클 잭슨을 키운 명제작자 퀸시 존스, 재즈 연주자 브랜퍼드 마살리스, 팻 매스니 등 세계적인 대중음악가들을 키운 세계 최고의 실용음악학교다. 한국에도 1980년대 초부터 버클리로 떠났던 음악가들이 귀국해 대중음악, 영화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시장과 음악시장은 버클리음대 출신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와 올해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음악감독과 작곡은 버클리 졸업생들이 도맡았다. 올해 전 세계에서 3억8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영화 ‘헝거 게임’의 음악감독은 1980년에 버클리음대를 졸업한 커티스 라우시가, 음악 프로그래머는 2005년 졸업생인 제로미 르로이가 맡았다.

팝 음악시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에미넴, 블랙 아이드 피스, 리한나, 카니예 웨스트, 노라 존스, 에이브릴 라빈 등 내로라하는 월드 스타들의 새 음반은 버클리음대 출신들이 기획, 제작했다.

한국인들의 버클리음대 유학은 1980년대 초반 시작됐다. 정원영·한상원 호원대 교수, 한충완 서울예대 교수, 김광민 동덕여대 교수 등이 버클리음대 유학 1세대로 통한다.

버클리음대 출신 가운데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은 김동률과 윤상이다. 아이돌을 제외하면 앨범 판매액과 콘서트 흥행 모두 최강자로 꼽히는 김동률은 1999년 버클리음대 작곡과에 입학해 2003년 졸업장을 받았다.

‘남남’ ‘동행’ ‘풀잎사랑’의 최성수는 1996년 불혹의 나이에 버클리음대 작곡과에 입학해 2000년도 학사를 취득한 만학도다. 지난해 12월 버클리음대 한국총동문회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강남스타일’로 영미 차트를 강타한 싸이 역시 1998년 버클리음대에 입학했다. 음악경영학과를 4년간 다녔지만 졸업은 하지 못했다. 싸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도 버클리음대를 다닌 것이 음악 활동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출석을 총 5회쯤 했기 때문에 음악적 도움은 전혀 받지 못했다”며 농담을 했다. 그렇다고 싸이가 ‘열등생’이었던 건 아니다. 버클리음대는 입학보다 졸업이 더 힘든 걸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밖에 아이돌그룹 2NE1의 박봄, 디바 장혜진(한양여대 실용음학과 교수),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정수월), 명 프로듀서인 조PD(조중훈), 태진아의 아들로 먼저 알려진 이루(조성현),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 ‘빛과 소금’의 베이시스트 출신 장기호 서울예대 교수도 버클리음대를 다녔거나 졸업했다. 여성로커 서문탁은 현재 버클리음대에 재학 중이다.

국내 버클리음대 동문들이 글로벌 인재포럼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다. 로저 브라운 버클리음대 총장은 오는 25일 인재포럼 특별세션 ‘특성화 교육의 창조적 인재육성’의 발표자로 나선다. 최성수 버클리음대 한국 총동문회장이 좌장을 맡고, 황병준 사운드미러 코리아 대표 겸 제54회 그레미상 클래식 부문 최고기술상 수상자와 가수 서문탁, 켄지 SM엔터테인먼트 작곡가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세션 말고도 버클리음대 동창의 밤 행사가 따로 열릴 예정이어서 모교 총장과 한국인 동문이 모여 음악적 교감을 나눌 예정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