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누빈 성악가 4명 보컬로 뭉쳤다
“싸이만 세계 무대 홀리란 법 있나요? 우리가 부른 ‘고엽’을 듣고 유럽에선 벌써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평균 나이 32세. 네 남자 성악가가 뭉쳐 보컬 앙상블 로티니를 결성했다. 한국인 최초로 밀라노 라 스칼라 무대 주역을 맡은 테너 박지민(34), 뉴욕 메트 오페라 콩쿠르 1위를 차지하고 시카고 리릭오페라단에 들어간 바리톤 조셉 임(임경택·29), 베지어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바리톤 임창한(33), 스페인 빌바오 국제콩쿠르 1위 후 플라시도 도밍고센터에서 노래하는 바리톤 알도 허(허종훈·32). 이들이 오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콘서트 ‘히어로 오브 보이스’를 펼친다.

로티니는 테너 파바로티의 끝음절 로티와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를 결합한 이름. 런던, 뉴욕, 파리, 스페인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한데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서울대 음대를 ‘만년 꼴찌’로 겨우 졸업하고 SM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가 되기 위해 동방신기와 연습생으로 지내기도 했던 박씨는 “200번 넘게 떨어진 오디션,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을 거치면서 대중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운 것 같다”며 “재능 넘치는 또래 성악가들과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번 재미있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티니의 첫 한국 데뷔 무대에는 이지수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이씨는 영화 ‘건축학개론’ ‘올드보이’ ‘실미도’ ‘친절한 금자씨’ ‘마당을 나온 암탉’ 등으로 각종 영화제의 음악상을 휩쓴 실력파 프로듀서다. 조셉 임은 “이 감독은 서울대 재학 시절 한 학번 선배여서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며 “클래식을 전공한 분인 데다 나이도 비슷해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 명의 성악가는 이번 무대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팝이나 재즈처럼 선보이고, 뮤지컬과 팝 음악은 클래식으로 편곡해 들려줄 예정이다. 프랑스 샹송, 스페인 민요, 뮤지컬 넘버, 우리나라 대중가요도 다양하게 편곡했다. 4만~10만원. (02)1577-5266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