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현대차기아차의 미국 시장 판매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양호한 점유율 추이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2.8% 증가한 118만9000대를 기록했다. SAAR(계절조정 연환산 판매대수)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29% 증가한 1488만대로, 2008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대수로 집계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발생한 일본 지진에 따른 공급차질 정상화 효과 등에 힘입어 양호한 수요 회복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전문가들은 비교적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9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미국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3.4% 늘어난 10만8130대를 기록했다.

신차 효과와 주력 모델들의 재고 상황 개선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8월 8.6%에서 9월 9.1%로 상승했는데, 9월까지 누계 8.9%보다 높은 수준이다.

[종목포커스]현대·기아차, 美 시장서 '훨훨'…주가 전망은?
안상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9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3% 증가한 6만대로 역대 최대 9월 판매를 경신했고, 시장점유율도 5.0%를 기록해 전월보다 0.3%포인트 개선됐다"며 "고연비 차종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로 과거 계절적으로 시장점유율 하락 현상을 겪던 9월의 점유율 상승이 특징적"이라고 풀이했다.

기아차도 9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5.1% 증가한 4만8000대로 최대 9월 판매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시장점유율은 4.0%로 전월과 비교해 0.2%포인트 개선됐다.

아울러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 호조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집계한 기아차의 올해 브랜드 가치는 전년 대비 49.8%나 증가했고 현대차도 24.4% 성장했는데, 이는 자동차업체 브랜드 평균 증가율 10.7%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판매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종목포커스]현대·기아차, 美 시장서 '훨훨'…주가 전망은?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에는 일본 지진에 따른 공급차질이 대부분 만회될 전망이고 일본 업체들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이라며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 점유율은 적어도 현재 수준을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말 기아차의 미 조지아공장 생산 능력 확장과 9월 현대차 미 앨라바마공장의 3교대 도입을 바탕으로 두 회사가 꾸준히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할 전망이란 점을 전문가들은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현대차의 경우 신형 싼타페의 공급 확대에 따른 판매 신장이 기대되고 있다. 기아차는 옵티마 판매 호조 지속, 신차 'K3' 런칭 등에 힘입어 점차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지난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2조2299억원, 1조80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9%, 30.53%씩 성장한 규모다. 직전 분기보다는 10.89%, 11.38%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4분기는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의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3997억원, 1조15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해 12.85%, 40.14%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보다는 7.61%, 7.12% 많은 규모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다소 엇갈린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5분 현재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3000원(1.22%) 내린 24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기아차는 100원(0.14%) 오른 7만1900원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