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당 탄소배출권 매매가는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16유로 이상이었지만 지난 2일 역대 최저 수준인 2.16유로까지 떨어졌다. 유엔이 조직한 긴급위원회는 최근 “탄소배출권 시장이 근본적으로 무너진 상태”라는 진단까지 내놨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2005년 유엔 청정개발체제(CDM)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기준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국가나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매입하고, 나무 심기와 신재생에너지 개발 투자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인 측은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파는 구조다.
유럽연합(EU)이 적극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재정위기로 난관에 부딪쳤다. 경기침체 때문에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개별 기업은 쉽게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만큼 탄소배출권 매입 수요가 줄었는데도 공급은 오히려 늘고 있다. 내년 4월 말까지 EU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는 14억t인데 이미 비슷한 규모의 탄소배출권이 시장에 풀려 있다.
트레버 사이코스티 바클레이즈 탄소담당 연구원은 “단기간에 시장 기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탄소배출권 시장이 과도한 공급과 약한 수요 사이에서 말라죽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