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중국 서남부 중심도시 충칭(重慶)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연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와 함께 중국 4대 직할시 중 한 곳인 충칭에 국내 유통업체가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과 가깝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구축된 중국 동부 위주로 출점을 해온 롯데는 충칭과 내년 4월 백화점을 여는 쓰촨성 청두를 거점으로 중국에서 경제 성장이 가장 빠르게 이뤄지는 서부권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충칭에 현지 법인 ‘롯데마트 충칭 유한 회사’를 설립했다. 롯데 그룹의 첫 충칭 법인이다. 롯데마트는 이전까지 베이징 선양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 동부권에 4개 현지 법인을 두고 있었다. 중국에서 운영하는 100개 점포도 모두 장쑤성 허베이성 등 동부 지역에 몰려 있다.

롯데마트는 충칭 현지법인 설립을 계기로 서부권 출점을 본격화한다. 법인 설립에 앞서 중국 부동산개발회사인 잉리(英利)그룹과 입점 계약을 맺었다. 잉리그룹은 충칭 신도심 지역인 다핑(大坪) 지구를 개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약 6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초 다핑 ‘푸링카오순탕’ 거리에 충칭 1호점, 내년 말께 복합쇼핑몰인 ‘잉리 국제 플라자’에 2호점을 내기로 했다.

롯데백화점도 충칭에서 2014년 개점을 목표로 막바지 부지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칭에 새로 지어지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중국 서부 중심도시인 충칭과 청두를 전략적 진출 지역으로 삼고 있다. 충칭의 지난해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은 16.4%로 톈진과 함께 가장 높았고 쓰촨성이 15.1%로 뒤를 이었다.

롯데백화점·마트는 중국 서부권에서 공격적인 점포 확장 계획을 세웠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18년까지 서부권에 100개 점포를 운영한다는 목표”라며 “충칭에만 20개 점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4월 청두시에 1호점을 내고, 2014년 말과 2015년에 각각 2호점과 3호점을 낸다. 중국 중부권인 우한에도 2015년께 점포를 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롯데백화점이 2015년까지 중국에서 운영할 11개 점포 중 절반가량이 중서부에 위치하게 된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중국 서부권은 ‘기회의 땅’으로 불릴 만큼 여전히 성장성이 높고 개발의 여지가 많은 지역”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중국 동부 연안보다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