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를 2006년 졸업한 김탐라 씨(29·사진)는 최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섬터시에 있는 레이크우드 고등학교에 수학교사로 취직했다. 대학시절 교직과정을 이수해 국내에서 임용고시도 도전해보고 영어강사 자격증인 테솔(TESOL)을 취득하기 위해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던 김씨는 지난해 정부 주도로 시작한 ‘예비교사 해외진출 사업’을 통해 미국에 발을 디디게 됐다. 미국 중등학교에서 보조교사로 실습활동을 하면서 뉴욕주립대 석사과정 수업을 1주일에 세 차례, 밤 11시까지 든는 강행군을 해야 했지만 당당하게 뉴욕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정규 교사로 임용될 수 있었다.

현재 9학년(한국의 중3) 담임교사를 맡으며 3개 학급에서 통계와 확률 과목을 가르치는 김씨는 초봉으로 연 3만6000달러(약 4000만원)를 받는다. 미국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생활물가가 비싼 점을 감안하면 국내 교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씨는 “학생들이 한국식 영어 억양을 따라하며 웃기도 하지만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하는 편이어서 서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교사 해외진출 지원

2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김씨와 함께 지난해 상반기 파견된 교·사대 졸업자 5명 가운데 4명이 이번 9월 학기부터 미국 학교에서 수학·과학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가 교·사대를 졸업하고 임용되지 못한 예비교사들에게 해외인턴십을 제공해 현지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현지 진출기회를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수학·과학교사가 부족해 외국에서 ‘수입’하게 된 것도 한국 예비교사들의 진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파견된 23명 가운데 장기 프로그램 연수자인 13명은 현재 현지 학교에서 교사실습을 하며 뉴저지주 블룸필드대에서 1년 과정의 연수를 받고 있다. 이들도 현지 교사자격증을 취득하면 정식 교사로 임용될 수 있다. 정부는 항공료와 연수기관 등록금, 생활비 등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지원하는데 김씨의 경우 2만달러를 받았다. 올해도 20여명의 예비교사가 파견됐거나 예정 중이다.

◆해외인턴사업 지속적인 현지취업 성과

예비교사 해외진출을 포함해 정부가 2009년부터 시작한 해외인턴사업이 꾸준히 현지취업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학생이나 졸업 1년 이내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인턴사업은 올해 8개 부처 16개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2개 분야에서 파견된 7528명 가운데 1066명(14.2%)이 현지 취업에 성공했다.

분야별로 플랜트 해외인턴이 ‘제2의 중동 붐’에 힘입어 872명으로 가장 많고 전문대생 글로벌 현장실습 43명, 국제전문여성인력 양성사업 36명, 글로벌 무역전문가 장기인턴 35명 순이다.

해외인턴 기간은 짧게는 3개월(외식기업 청년인턴), 길게는 18개월(한미대학생취업연수)이며 정부지원금은 소득수준에 따라 400만원에서 최대 2600만원에 달한다.

정부주도 해외인턴사업을 총괄하는 교육과학기술부 오태석 산학협력관은 “해외인턴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550명이 인턴 직종과 관련된 국내 기업에 취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