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잠비아 출신 외국인 유학생 반다 코스마스씨의 추석나기 인터뷰
‘민족 대이동’없고 학교 문도 닫지 않아…잠비아의 농업발전 앞당기는 개척자 될 터

“한국 명절 때 가족들이 함께 모여 제사음식을 먹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이번 추석엔 한국인 친구 집에 초대받아 놀러갈 거에요.”

아프리카 잠비아 출신 유학생 반다 코스마스씨(22·사진)는 28일 한국에서 두 번째로 맞는 추석을 앞두고 이 같이 말했다. 국내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지원으로 한국에 2009년 온 코스마스 씨는 지난 3월 대구가톨릭대학교의 ‘글로벌 가톨릭 인재양성프로그램’을 통해 이 대학 생명공학과에 입학했다.

타국 명절인 추석을 두 번째로 맞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한국의 형제, 부모, 친척이 한 자리에 앉아 햇곡식, 햇과일로 만든 제사 음식을 먹으면서 오순도순 지내는 광경을 지켜보는 이맘때면 더 고향이 그립습니다.” 코스마스 씨는 “잠비아에도 명절이 있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가족들이 함께 모이거나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 맞은 추석은 힘든 점이 많았다고 했다. “추석 연휴 때 기숙사 식당이 문을 닫아 학교 밖에 나가 밥을 사먹거나 라면을 끓여먹을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코스마스 씨는 “작년에는 어떻게 보낼지 몰라 기숙사에만 있었지만, 올 추석에는 대구에 있는 한국인 친구 집에 초대받아 놀러갈 계획”이라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지난 20~21일 대구에서 열린 ‘2012 세계강포럼’에서 통역자원봉사로 활동하기도 한 코스마스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기회가 되면 석·박사 과정을 밟아 농업전문가로 고국의 농업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꿈이다. “한국에서 배운 경험을 통해 잠비아의 농업 발전을 앞당기는 개척자가 될 것입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