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기갑' 미쇼드 의원, 오바마 정부에 공개서한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강력하게 반대했던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한국의 환율 조작으로 미국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또다시 주장했다.

미국 하원 마이크 미쇼드(민주·메인) 의원은 2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과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한국의 환율 시장 개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보낸 서한의 원문도 웹사이트에 올렸다.

미쇼드 의원은 하원의 FTA 반대 성향인 '무역 워킹 그룹'(HTWG, The House Trade Working Group) 지도자로 한·미 FTA를 반대하는데 가장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서한에서 "한국이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낮춰 수출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FTA에 따른 관세 철폐로 미국 기업이 얻은 이익이 상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원화를 달러 대비 10%가량 평가절하함으로써 한국 기업이 환율 조작과 관세 장벽 철폐로 이중 이익을 취하는 반면 미국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한국의 환율 시장 개입 및 통화 정책에 대한 대책과 한국의 무역 장벽을 낮출 방안을 질의 형식으로 따졌다.

미쇼드 의원은 미국이 매달 무역수지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FTA로 말미암아 미국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협정 수정과 재협상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지난 8월에는 재무부에 서한을 보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환율 조작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 FTA를 워낙 강하게 반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백악관으로 직접 불러서 설득을 시도했다.

한·미 FTA를 가장 선두에서 반대한데다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이 통합진보당 강기갑 전 대표와 흡사해 FTA 비준 정국에서 '미국의 강기갑'이라고도 불렸다.

1955년생으로 강 전 대표보다 두 살 아래인 미쇼드 의원은 메인주 시골 마을 메드웨이의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제지공장 노동자로 취업해 29년간 일했다.

1980년 25세 때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되고 나서도 낮에는 의정 활동, 밤에는 공장 노동일을 했고 미국철강노조(USW) 노조원으로 활동하면서 주 상원의원, 주 상원 의장을 거쳐 2002년 연방 하원의원에 진출한 노동계 출신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일했던 공장이 폐쇄된 이유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때문이라는 인식 때문에 무역협정(trade deal)에는 강력하게 반대하는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