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매머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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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매머드는 대략 1만년 전 멸종됐지만 시베리아를 비롯한 추운 북극권에서는 자주 사체로 발견된다. 특히 최근엔 기온 상승으로 눈과 얼음 속에 묻혀 있던 매머드 사체 일부가 드러나는 횟수도 많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올해 4월 시베리아 극동부 아쿠티아 지역에서 발견된 매머드다. ‘유카’라는 이름의 이 녀석은 약 1만년 전 죽은 3~4세가량 새끼로 추정된다. 유카가 특별한 이유는 완벽에 가까운 보존 상태 때문이다. 밝은 갈색 털 한올한올이 선명한 데다 눈과 발바닥, 심지어 내장기관까지도 살아 있을 당시 거의 그대로라고 한다.
유카의 발견으로 매머드 복원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다. 완벽한 세포핵을 추출할 수만 있다면 영화 ‘주라기 공원’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과학자들은 훼손되지 않은 DNA만 확보된다면 매머드 세포핵을 코끼리의 난자에 이식, 매머드를 환생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머드 복원 의욕을 밝혀온 황우석 박사가 최근 러시아 북동연방대학교와 관련 독점 연구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황 박사는 8월부터 한 달여간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얼음과 땅 속을 탐사, 양호한 매머드 조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매머드를 복제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얼마나 양호한 세포조직을 찾아냈느냐다. 워낙 오래 전에 죽은 만큼 매머드 세포 내 DNA는 거의 대부분 파괴돼 버려 복원에 쓰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게 그간의 사정이다. 얼핏 완벽히 보존된 것처럼 보이는 털과 뼈도 DNA를 추출하기에는 부적합한 게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설사 DNA 추출에 성공한다 해도 코끼리로 매머드 복원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현재의 코끼리는 약 600만년 전에 매머드로부터 갈라져 나왔다. 인간과 침팬지가 진화상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때다. 매머드 복원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코끼리 간 번식도 불가능한데 코끼리 난자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호주에서는 1930년대 멸종된 주머니 달린 늑대 ‘타스매니아 울프’를 되살리겠다는 프로젝트가 10년 넘게 진행 중이다. 100년 전 알코올 표본으로 만든 사체를 이용한 복원 작업인데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없다고 한다. 100년 된 것도 이런 마당에 1만년 전 매머드를 되살린다니 황당하게 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황 박사가 혹시라도 ‘일’을 저질러 주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건 개인의 명예회복을 넘어 인류역사를 뒤흔들 사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유카의 발견으로 매머드 복원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다. 완벽한 세포핵을 추출할 수만 있다면 영화 ‘주라기 공원’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과학자들은 훼손되지 않은 DNA만 확보된다면 매머드 세포핵을 코끼리의 난자에 이식, 매머드를 환생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머드 복원 의욕을 밝혀온 황우석 박사가 최근 러시아 북동연방대학교와 관련 독점 연구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황 박사는 8월부터 한 달여간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얼음과 땅 속을 탐사, 양호한 매머드 조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매머드를 복제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얼마나 양호한 세포조직을 찾아냈느냐다. 워낙 오래 전에 죽은 만큼 매머드 세포 내 DNA는 거의 대부분 파괴돼 버려 복원에 쓰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게 그간의 사정이다. 얼핏 완벽히 보존된 것처럼 보이는 털과 뼈도 DNA를 추출하기에는 부적합한 게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설사 DNA 추출에 성공한다 해도 코끼리로 매머드 복원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현재의 코끼리는 약 600만년 전에 매머드로부터 갈라져 나왔다. 인간과 침팬지가 진화상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때다. 매머드 복원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코끼리 간 번식도 불가능한데 코끼리 난자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호주에서는 1930년대 멸종된 주머니 달린 늑대 ‘타스매니아 울프’를 되살리겠다는 프로젝트가 10년 넘게 진행 중이다. 100년 전 알코올 표본으로 만든 사체를 이용한 복원 작업인데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없다고 한다. 100년 된 것도 이런 마당에 1만년 전 매머드를 되살린다니 황당하게 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황 박사가 혹시라도 ‘일’을 저질러 주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건 개인의 명예회복을 넘어 인류역사를 뒤흔들 사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