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값을 3분의 2 수준으로 낮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내놓는다. 이에 따라 SSD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이탈로 떨어진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SSD를 앞세워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4일 SSD ‘840시리즈’를 내놨다. 제품은 두 가지다. ‘840 프로’는 종전 830시리즈보다 읽기·쓰기 속도가 3배 빨라진 서버용 프리미엄 제품이다. ‘840’은 일반 컴퓨터용 보급형 제품이다.

주목할 제품은 ‘840’이다. 새로운 TLC(3중셀) 기술을 적용, 값을 낮췄다. TLC는 SSD를 구성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만들 때 셀을 3중으로 집적하는 기술이다. 기존 SSD는 셀을 2중으로 집적한 MLC(이중셀) 기술 기반의 낸드를 쓰는데 TLC 기반의 낸드를 쓰면 용량 확대가 쉽고 값도 낮출 수 있다.

다만 TLC 기술을 쓴 낸드는 MLC에 비해 읽기·쓰기 속도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어 USB메모리, SD카드 등 범용 제품을 만들 때 주로 활용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 혁신으로 TLC의 약점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며 “SSD 대중화를 앞당기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출시 때 출고가를 공개할 예정이다.

전자업계는 이 제품이 10만원 초반이나 그 이하에서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기존 삼성전자 128GB SSD 제품은 13만~15만원대에서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6만원대 500GB HDD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이런 상황에서 SSD 값이 1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HDD 대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

SSD의 가격 하락은 울트라북 수요도 촉발시킬 수 있다. SSD를 탑재한 울트라북은 작년 하반기 출시됐지만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 탓에 보급 속도가 느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이 애플의 이탈 등으로 어렵지만 값싼 SSD가 확산될 경우 점유율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SSD 시장의 29%(시장분석회사 포워드인사이트)를 차지한 업계 1위다. 지난해 4월 HDD 사업부를 시게이트에 매각한 뒤 SSD에 전념해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SSD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 기계식인 HDD와 달리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컨트롤러칩 등 반도체로 만든다. HDD보다 가볍고 작으며 빠른 처리 속도, 적은 전기 소모, 낮은 발열량 등 압도적 우위를 갖는다. 다만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가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