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등산 매니아, 운동을 목적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 등 산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등산의 계절이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웃으며 산을 찾았다가 울상으로 귀가를 할 수 있으니 등산 시 관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등산은 몸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심폐기능을 좋게 함은 물론 관절을 지지해 주는 근육강화, 골밀도 향상을 시켜주기 때문에 가을철 최적의 운동 중 하나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에 무작정 산을 오르다가는 뜻하지 않은 발목통증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등산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상은 발목 염좌다. 발목염좌는 흔히 ‘발목이 삐었다’고 하는 질환으로 발목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를 말한다. 염좌라고 하면 축구,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다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산행 중 발을 헛디디거나 발목이 꺾이는 순간, 맞지 않는 등산화를 신은 경우에도 발생한다.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내려올 때는 근육의 긴장이 풀어져 발을 잘못 디디기 쉽고, 뛰어내려오다 다리의 힘이 풀려 발목을 삐끗하는 등의 부상을 당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이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하게 돼 발목통증 및 각종 부상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산행 중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발목염좌를 의심해야 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산에 오르면 자칫 부상을 키울 수 있다. 먼저 발목을 삐끗한 후 인대가 손상되면 복사뼈 근처가 붓고 통증이 나타나며 열이 발생한다. 또 발가락을 들어올렸을 때 통증이 있고 피멍이 드는 증상도 보인다.

정종원 바른마디정형외과 원장은 “만약 등산 중 발목을 다쳤다면 얼음으로 다친 부위를 찜질하고 붕대로 압박해 부종과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응급처치를 했음에도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조기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2차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발목 염좌 등의 부상을 당했을 경우 가볍게 생각하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면 화를 키울 수 있다. 발목이 삐었던 곳을 또 삐거나,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져 만성적으로 접질림 현상이 나타나는 발목 불안정증이 동반되기 쉽다. 발목에 갑자스런 충격으로 인해 연골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손상된 연골은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생치료를 해야 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초기 연골손상은 연골윤활주사가 효과적이지만 연골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이 필요하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등산 전에는 목과 허리, 무릎, 발목 부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면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50분 등반에 10분간의 휴식을 취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또 내려올 때는 종종 걸음으로 보폭을 좁게 해주는 것이 각종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등산 후에는 따뜻한 물로 근육이 뭉치지 않게 마사지를 해주면 근육통을 줄일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정종원 바른마디정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