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대목' 역술인들 말 아끼는 까닭…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뉴스카페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의도 정가(政街)의 호사가들 사이에 그럴듯한 이유와 근거로 포장된 ‘대통령 유력 당선자’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철은 역술업계에선 대목 중 대목이다. 매년 총선이나 대선 때마다 ‘이름에 △자가 들어간 사람이 당선된다’ ‘누구는 올해 후반 천운(天運)을 탄다’는 얘기가 유명 역술인의 ‘극비 예언’으로 포장돼 입에서 입으로 퍼져왔다.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민주통합당 전신)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로 전개됐던 1997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후보의 대세론이 일었지만 김 후보의 당선을 점치는 예언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결국 김 후보가 15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애초부터 김 후보의 당선을 예언했었다’는 역술인들도 넘쳐났다.
하지만 이번 대선만큼은 조금 다르다. 투표일까지 채 90일이 남지 않았지만 정가는 이상하리 만큼 조용하다. 예년과 다른 적막은 야권 후보 단일화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이 지속되고 있어, 역술인들도 섣불리 당선자를 점치길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예측’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무속인 심진송 씨(61)는 “(이번 대선의 경우) 후보도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역술가들도 쉽사리 대선 예측을 내놓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답답하긴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권토중래(捲土重來)하는 심정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정치인들 중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역술인들을 찾는 이들이 많다. 줄을 잘 서야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와 장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용하다’는 무속인을 찾아 전국을 돌지만 그들이 듣고 오는 건 안개 정국만큼이나 답답한 선문답(禪問答)뿐이다.
이런 가운데도 이름 있는 역술인, 무속인들 중 일부는 벌써부터 당선자를 꼽고 있다. 기자가 23일 만난 심씨와 역술가 남덕 씨(70·남덕역학연구원 원장)가 대표적이다. 심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1000일 기도를 하는 중에 조상신인 사명대사가 나타나 ‘문재인’이란 이름을 보여줬다”며 “문재인 후보는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서로 궁합이 잘 맞아 2015년엔 통일에 가까운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유력 정치인들의 사주풀이로 유명해진 남씨는 “지금 최고로 운세가 좋은 사람은 안철수 후보”라며 “안 후보의 운이 90점이라면, 문 후보는 85점, 박근혜 후보는 50점 정도”라고 말했다. 남씨는 그러나 “대선은 사주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면 박 후보의 당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훈/하헌형 기자 lizi@hankyung.com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민주통합당 전신)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로 전개됐던 1997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후보의 대세론이 일었지만 김 후보의 당선을 점치는 예언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결국 김 후보가 15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애초부터 김 후보의 당선을 예언했었다’는 역술인들도 넘쳐났다.
하지만 이번 대선만큼은 조금 다르다. 투표일까지 채 90일이 남지 않았지만 정가는 이상하리 만큼 조용하다. 예년과 다른 적막은 야권 후보 단일화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이 지속되고 있어, 역술인들도 섣불리 당선자를 점치길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예측’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무속인 심진송 씨(61)는 “(이번 대선의 경우) 후보도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역술가들도 쉽사리 대선 예측을 내놓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답답하긴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권토중래(捲土重來)하는 심정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정치인들 중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역술인들을 찾는 이들이 많다. 줄을 잘 서야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와 장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용하다’는 무속인을 찾아 전국을 돌지만 그들이 듣고 오는 건 안개 정국만큼이나 답답한 선문답(禪問答)뿐이다.
이런 가운데도 이름 있는 역술인, 무속인들 중 일부는 벌써부터 당선자를 꼽고 있다. 기자가 23일 만난 심씨와 역술가 남덕 씨(70·남덕역학연구원 원장)가 대표적이다. 심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1000일 기도를 하는 중에 조상신인 사명대사가 나타나 ‘문재인’이란 이름을 보여줬다”며 “문재인 후보는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서로 궁합이 잘 맞아 2015년엔 통일에 가까운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유력 정치인들의 사주풀이로 유명해진 남씨는 “지금 최고로 운세가 좋은 사람은 안철수 후보”라며 “안 후보의 운이 90점이라면, 문 후보는 85점, 박근혜 후보는 50점 정도”라고 말했다. 남씨는 그러나 “대선은 사주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면 박 후보의 당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훈/하헌형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