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경남 밀양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붙잡힌 대구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은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최소한 전날 저녁에 경남 밀양으로 잠입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1일 오후 7시10분께 박모씨가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에 있는 외사촌 이모씨의 농막에 있는 냉장고에 돼지고기를 가지러 갔다가 도둑이 든 흔적을 발견했다.

농막 내에 누군가가 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이 있고 서랍 속의 과도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

또 농막 안에 걸려 있던 달력을 찢어 뒷면에 '죄송합니다.

비강도(누명자) 최갑복'이라는 메모가 검은색 매직으로 적혀 있는 것을 봤다.

박씨는 이런 사정을 농막 주인 이씨에게 전화로 알렸다.

이씨는 22일 오전 9시께 밀양경찰서에 이같은 내용을 신고했다.

또 이날 오전 11시20분께 밀양시 하남읍의 한 웨딩홀과 새마을 금고 구간에서 전날 오후 7시30분부터 8시 사이 키 158~165㎝에 M자형 머리, 노란색 계통의 상의와 회색 개량형 한복 하의를 입은 수상한 시민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도둑이 든 장소와 최갑복을 목격했다는 장소 모두 최갑복이 붙잡힌 곳과 불과 수㎞ 이내에 있는 곳이다.

지난 17일 대구동부경찰서 유치장을 탈주한 최갑복이 경북 청도에서 처음으로 목격된 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경찰 수천여명과 경찰견, 군견이 동원되고 열감지 장치가 있는 헬기까지 투입됐으나 최의 행방은 묘연했다.

경찰은 물샐틈 없는 포위망을 구축했다고 했으나 최가 경남으로 몰래 숨어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대구·경북과 인접한 밀양시에서도 최갑복이 유치장을 탈출한 후 최갑복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50건 넘게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농막 주인 이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감식한 결과, 최갑복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찰인력 수백여명을 동원해 일대를 수색했다.

대구·경북경찰청에도 공조를 요청하고 부산경찰청 소속 헬기까지 띄웠다.

'죄송합니다.

비강도(누명자) 최갑복'이라고 적힌 메모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적 감정을 의뢰했다.

(밀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