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안철수 '핵심 키워드' 어떻게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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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약속·뚝심·인간적 면모' 安 '디지털 마인드·수평적 사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8일과 19일 각각 강연과 기자회견을 갖고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행사 성격은 다소 달랐지만 하루 사이 열린 두 후보의 강연에선 확연한 차별점이 드러났다.
◆ 박근혜, 약속 실천·뚝심 정치 강조
박 후보는 18일 경기도 성남 가천대 특강에서 '신뢰와 원칙'이란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약속과 뚝심,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힘썼다.
박 후보는 국민과의 약속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녀는 "당이 잘못해도 항상 국민에게 잘하겠다고 약속하면 용서하고 기회를 줬다" 며 "잘할 것이란 신뢰가 있기 때문에 용서한 것이고, 대선에서 승리해야 그 약속을 지켜 국민에게 보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치에도 뚝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입문 15년이 된 자신의 사례를 들며 "어려움이 닥쳤을 때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어야 한다" 며 "그렇게 되려면 국민과의 신뢰가 필요한데, 신뢰를 쌓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야든 10년 이상은 해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내공을 쌓는다고 한다"고도 했다. 정치 신인인 안 후보와 문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모두 자신의 강점과 이어지는 요소들이다. 여기에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고, 자신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주력했다.
이날 박 후보는 자신의 일기장 한 대목을 소개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평탄한 시절이 없었다" 며 "(일기장에) '인생에 비바람과 번개가 치고 어떻게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느냐'라고 썼다" 고 전했다. "청와대, 공주 등의 이미지가 강한데 사실 청와대에 있었던 날보다 밖에서 일반 시민으로 살아온 날이 더 많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 대신 '아버지' '어머니'란 호칭을 반복하며 '인간 박근혜'를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흉탄에 돌아가셨고 이후 가정을 꾸리지 않고 혼자 살아와 오히려 행복한 가정에 대한 소망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 '융합적 인물' 특성 어필한 안철수
안 후보의 어법과 표현은 조금 달랐다. 오래 공을 들인 출마 선언문인 만큼 자신의 특징과 이력을 표현할 수 있는 용어를 세심하게 고른 흔적이 드러났다.
19일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가 수 차례 강조한 단어는 '디지털 마인드'와 '수평적 사고'. IT와 의료 전문가, 기업 최고경영자(CEO), 대학 교수, 청춘 멘토 등을 거친 '융합적 인물'의 대표 격인 자신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인 셈이다.
안 후보는 정치 경력이 일천해 국정 수행능력이 부족할 것이란 비판에 대해 "현 시점에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디지털 마인드와 수평적 리더십" 이라며 "그런 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현장을 경험한 게 플러스가 됐으면 됐지,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정부의 위기관리에 필요한 대안 역시 융합적 사고를 제시했다. 풀어야 할 것들이 복합적 문제이므로 각 분야의 전문가와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많은 현안이 특정 분야 전문가, 정부의 한 부처가 풀 수 없는 복합적 문제로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며 "이미 전문가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이를 잘 연계해 문제를 해결하면 되는데 그 해법이 바로 디지털 마인드와 수평적 리더십"이라고 역설했다.
박 후보와 대비되는 모습도 보였다. 안 후보는 '국회 역할론'과 '깨끗한 정치'에 방점을 찍었다. 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야 국민과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조직과 세력이 없는 대신 빚진 것도 없다"고 한 안 후보는 이날 '시스템 정치'를 화두로 던졌다. 그는 "대통령 혼자 5년 만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며 "헌법에도 국민 다음에 국회, 그 이후 대통령이 나오듯 국민 의견과 이를 반영하는 국회의 정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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