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소호차이나와 손잡고 중국 내 외식사업을 본격 확장한다.

CJ푸드빌은 최근 소호차이나와 포괄적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초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인근 중심상업지구인 첸먼(前門) 거리에 완공될 건물 세 곳에 5289㎡(약 1600평) 규모 ‘CJ푸드월드’ 입점을 확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CJ푸드월드는 뚜레쥬르, 빕스, 비비고, 투썸플레이스 등 CJ가 보유한 모든 외식 브랜드를 한데 모은 복합매장이다.

첸먼 거리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상점들과 각종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 매장)가 들어서 베이징의 필수 관광 코스로 유명하다. 소호차이나는 이 지역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면서 현대화한 건물로 재개발하는 ‘첸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소호차이나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30개가 넘는 대형 빌딩을 개발한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 공룡’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이 회사가 중국에 보유한 부동산 연면적을 모두 합치면 175만㎡(약 53만평)에 이른다. 판스이 회장과 장신 사장 부부가 1995년 창업해 경영도 함께 맡고 있다. 장 사장은 중국 내 여성 부호 ‘톱5’에 드는 스타 경영자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협약에서 CJ는 소호차이나가 소유한 빌딩과 쇼핑몰에 자사 매장을 입점시키는 우선권을 확보했다. 양측은 내달 정식 합자 계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부 계약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해 서울 쌍림동 제일제당센터의 CJ푸드월드 1호점을 방문한 뒤 CJ에 파트너십 체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CJ푸드월드는 방문객에게 먹는 즐거움과 재미를 동시에 주는 매력적인 곳인 데다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한꺼번에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사업모델”이라며 관심을 보였다고 CJ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주 베이징 리두에 CJ푸드월드 해외 1호점을 개점한 CJ푸드빌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본격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허민회 CJ푸드빌 대표는 “‘K팝’ 열풍을 ‘K푸드’로 확산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모아 중국 사업 부진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보냈었다. 하지만 작년 7월 선보인 신개념 외식 매장인 CJ푸드월드가 호평받고 있는 데다 국내보다 해외 진출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힘을 내고 있다.

CJ푸드빌은 현재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 10개국에서 10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이번 CJ푸드월드 글로벌 2호점 개점을 계기로 해외 점포 개설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윤희은/임현우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