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대림시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대형마트에 시장 경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인데요.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선미 기자, 대림시장 뿐만 아니라 많은 전통시장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여기저기 들어서는 대형마트의 공세에 서민들과 함께 울고 웃던 시장이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림시장의 모습은 영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아 정적만이 흐릅니다. 지난 2003년 이후 영등포 대림시장처럼 사라져버린 전통시장은 무려 180여 곳이나 됩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골목 상권을 지속적으로 잠식해 같은 기간 4배로 늘어났고,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2007년에 이미 전국 전통시장을 추월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소상공인들은 서민 경제를 지키기 위해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였고, 지난 4월부터 대형유통업체들이 휴일에 문을 닫도록 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이 발효됐습니다. 지난 4월부터 대형마트 강제휴무가 시행됐었는데요. 법원에서 ‘위법’이라고 발표하면서 대형마트가 다시 영업을 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설명 좀 해주시죠. 허술한 규정 탓에 대형마트 규제라는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들이 영업제한 조치를 정지시켜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제도의 `취지`는 인정하지만 일부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재판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자치단체장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는 상위법인 유통법과 이를 강제조항으로 만든 조례가 서로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상인들은 유통법이 `애매하게` 만들어지면서 대형마트들이 허점을 파고들기 좋은 빌미를 제공했다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실효성에 대한 고민 없이 유통법을 만든 무책임한 정부의 태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겁니다. 법원의 ‘위법’ 판결로 대형마트가 3개월 정도만 강제휴무를 하게 됐는데요. 그 기간 동안 전통시장 매출에 영향이 있었나요? 대형마트 강제휴무 실효성 논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소상공인단체 인터뷰 들어보시죠.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장 “수치상으로도 얼마 안 나오는 이유는 시작한 지 3개월정도 밖에 안 됐고, 3개월 동안 동시에 강제휴무가 시행된 게 아닙니다. 3개월도 안 돼 다시 원위치가 된 건데 이것을 가지고 효과 있냐 없냐를 말하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 됩니다. 지금으로선 한 달에 2번정도 쉬고 몇 개월 정도 시행 해본 뒤 효과를 따져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통해 전통시장이나 주변 슈퍼마켓의 매출은 10% 정도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 평균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에 비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가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업계 1위인 이마트의 경우,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예상한 연간 매출손실액은 5천억~6천억원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6월 4주차 이마트의 경우, 정상영업하는 주말과 비교했을 때 350억원의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시장경영진흥원이 분석한 전통시장 매출은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주말보다 평균 매출이 5만원 정도 늘어나는 데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전국의 전통시장 통계치가 아닌 대형마트.SSM 주변 전통시장 내 점포 404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조차도 별로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들어보시죠. 영등포전통시장 상인A (휴일에 대형마트 닫으면 장사 잘 되나?) (고개 저으며) 안돼요. (대형마트 닫아도) 전통시장은 안돼." 영등포전통시장 상인B "대형마트 가는 사람은 대형마트 가고 재래시장 가는 사람은 재래시장 가는 거지. 대형마트 닫았다고 해서 좋아지질 않거든. 나부터도 내일 대형마트 닫는다고 하면 오늘 사거나 그 다음날에 사지." 오히려 편의점이나 농협하나로마트, 온라인 몰과 홈쇼핑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어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내놓은 법안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주말에 장을 볼 수 없게 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고, 대형마트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됐습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유통법 시행 이후 파트타이머와 아르바이트 근로자 3천여명을 내보냈고, 대형마트에 직접 납품하는 농어민들의 매출 및 수익성 악화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이처럼 전통시장 상인, 소비자, 유통업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어 탁상공론 정책이란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마땅한 대책도 없이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수를 월 4회로 늘리는 등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만 계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부가 대형마트 강제휴무가 전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지식경제부는 지난 7월 8천만원을 들여 ‘대형마트 영업규제 영향분석’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대형마트의 영업을 규제함으로써 전통시장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해 정부와 국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지경부는 17일 예정이었던 결과 발표를 갑자기 다음 달 이후로 미뤘습니다. 더욱 강도 높은 영업규제책을 담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법안 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돌연 발표를 연기한 것입니다. 법안 심사 전에 분석한 자료를 발표함으로써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데, 지경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비판은 피해갈 수 없어 보입니다. 다각도로 조사한 자료는 아직 안 나왔지만, 의견이 분분한 걸로 봐서는 대형마트 강제휴무가 적합한 정책이었다고 말하긴 어려워 보이네요. 그렇다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방안은 무엇인가요? 실효성 논란이 계속된다는 것은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하고 있는 사례가 있는데요. 생각보다 많지는 않지만 이 사례를 통해서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롯데마트 부평점은 주변 중앙지하상가 고객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동으로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고,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롯데마트는 주차장 공동 이용뿐만 아니라 유통관련 교육 협조와 품목 조절을 통해 주변 소상공인들과 상생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하며 갈등을 키우기 보다는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노사정위원회처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정부는 물론 소비자까지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를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모여 서로 이해를 높이고 각 업체의 특성을 살리는 방법으로 상생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유통주체만 모일게 아니라 소비 주체인 소비자들도 참여함으로써 규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줄이면서 두 업종의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규제도 필요하지만 우선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나와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이 방법 외에도 또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요? 각 지자체별로 지역특성을 살리면서 전통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손님은 대형마트가 쉰다고 하면 그 전날이나 그 다음날 장을 보면 되기 때문에 그 손님들을 전통시장으로 유인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전통시장에 오는 고객층과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고객층이 원하는 요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층을 분석해서 그들이 전통시장에 더 자주 올 수 있도록 특성화하거나, 그에 맞는 지원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 실효성이 높습니다. 서울 통인시장의 경우 5천원으로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도시락 카페’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5백원짜리 엽전을 산 뒤 도시락 카페 가맹점을 돌면서 맘에 드는 반찬을 담으면 됩니다. 도시락 카페의 유명세로 평일의 경우 2백명, 주말에는 5백~8백명 정도 늘었고, 매출이 5배 까지 늘어난 곳도 있습니다.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전통시장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 외에도 대형마트 월 2회 휴무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규제보다는 각 지자체별로 차별화된 대책을 마련하고 유통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기관도 필요합니다. 이승창 교수의 인터뷰 들어보시죠. 이승창 항공대 교수 “유통 특화된 연구기관 정책기관 없다. 지경부 유통과 한 과가 있고, 800조원 다룸.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한다면 800조원 규모 다루기 위해 전문적인 연구기관 정책기관이 필요하다. 그런 근거를 법에서 제정해주면 나을 것이다. 각 지자체들이 경제규모 특성에 맞춰 1.2.3년 단위로 주기적으로 개선. 업그레이드 시킴 유통에 대한 연구기관과 정책기관이 없다보니 실효성 없는 대책들만 난무하고, 자료 또한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마땅한 대책도 없이 땜질식 정책만 계속 선보이기보다는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급선무입니다. 신선미기자 ssm@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ㆍ라이거가 낳은 최초의 `릴리거`…고양이가 돌봐 생생영상 ㆍ`내가 세계 최고 추녀라고?` 용감한 희귀병 여대생 눈길 ㆍ블랙다이아몬드로 장식된 63억 드레스 공개 ㆍ9월 걸그룹 대전 ‘의상’으로 승부수 띄우다 ㆍ김지영 의상논란, 그녀의 19금 노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선미기자 ss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