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선수상보다는 시즌 평균 최소타수상을 받고 싶습니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최근 2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은 신지애가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신지애는 “오랜 시간 기다렸던 만큼 연속 우승해서 기쁨도 컸고 더욱 많은 분이 축하해줘 감사드린다”며 “올해는 수술도 하고 부상도 있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회복해서 우승컵을 안고 고국에 돌아오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2주 연속 우승 비결에 대해 “사실 미국에서 우승하고 난 뒤 영국에 갔을 때 마음의 짐을 놓게 돼 이제는 못하더라도 핑계댈 것이 있으니 편안하게 경기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주변에서 더 기대하고 있는 것을 보고 벌써 내가 나약해졌구나 싶어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할 때보다 경기력 부분에서 더 성숙해지고 나아졌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며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더욱 생기면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년여 무승에 그쳤다가 부활하게 된 원동력을 묻자 “딱 하나라고 정해서 말하기 힘들지만 주변의 응원이 큰 힘이 됐고 계속해서 저를 일으킬 수 있는 의지가 됐다”며 “긴 시간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언젠가는 우승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신지애는 아울러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보면서 예전에 나도 저 자리에 있었는데 하는 그리움이 있었다”며 “좋았던 시기를 너무 빨리 보내버린 뒤 스스로 조급해서 힘들었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 손바닥 수술을 하게 된 데 대해선 이렇게 설명했다. “시즌을 끝내고 연말에 하려고 했지만 부상이 나아질 기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 시즌 중 수술을 택했죠. 결과적으로 잘한 것 같아요. 시즌 뒤 수술하고 회복시간을 오래 가졌더라면 감각을 되찾는 데 애를 먹었을 겁니다.”

이전처럼 드라이버샷 거리를 늘리려고 하느냐는 질문에는 “코스가 길어지고 있어 거리 욕심을 버릴 수는 없지만 단점을 장점으로 살리는 것보다 장점을 먼저 부각시킨 뒤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장점을 부각시키고 보기를 줄이면서 언더파를 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시즌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각오도 밝혔다. 아직 ‘올해의 선수상’을 받아보지 못한 그는 “올 시즌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는 힘들 것 같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시즌에는 올해의 선수상을 노리고 싶다”며 “올해는 연말까지 더욱 노력해 평균 최소타수상을 수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지애는 “태극마크가 새겨진 신발을 신고 있지만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욕심 나는 것도 사실”이라며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