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멕시코가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엊그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는 주목을 끈다. 중국의 평균 인건비가 멕시코의 4분의 1에 불과했던 시절 태평양 건너 중국으로 몰려들었던 공장들을 멕시코가 다시 끌어들일 기회를 맞았다는 것이다. 월지가 인용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분석은 중국 제조업의 평균 인건비가 올 들어 이미 멕시코를 넘어섰다. 여기에 미국과의 지리적 근접성, 낮은 운송비도 멕시코의 이점이라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서 멕시코로 생산시설을 옮긴 미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면 미국 밖에서는 멕시코가 최적지라고 말해왔다. 접경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경우 아시아 어느 지역보다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은 긴 설명이 필요없다. 수송물량이 크거나 운송비가 비싼 경우도 마찬가지다. 멕시코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닛산 폭스바겐 등이 이 곳에 공장 건설을 계획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들에 따르면 아시아로 달려갔던 기업들이 멕시코로 돌아오는 것이 결코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멕시코의 부상이 미국의 새로운 산업 구상과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 셰일가스로 인한 에너지 비용의 하락, 오바마 행정부의 제조업 유인책 등으로 미 제조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중이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이 늘면서 미국의 부품수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간 분업이 확대될 수 있는 포인트다. 1994년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미국이 중국 아닌 멕시코를 파트너로 삼고, 해외 기업들이 자유무역의 이점을 찾아 멕시코로 몰리면 멕시코가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물론 이것이 현실화되려면 노동 숙련도 제고, 공급 체인망 확충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런 점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의 비용 상승이 멕시코의 부상, 나아가 글로벌 제조업의 판도 변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우리로서는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