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외사부(이성희 부장검사)는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서 위장거래로 1조원 이상을 빼돌린 의혹을 받는 국내 무역업체 A사를 압수수색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서울 잠실에 있는 A사 사무실과 대표이사 J씨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사업 내역서와 회계 장부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두바이산 대리석을 수입해 이란에 신전을 건축하는 용도로 수출하는 방식의 중개무역을 하겠다고 관계 당국에 신고한 뒤 지난해 2~7월 50여차례에 걸쳐 기업은행 서울 모 지점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대금결제 계좌에서 1조900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기업은행의 다른 계좌로 이체됐다가 곧바로 해외 5~6개국 계좌로 송금됐다. 검찰은 A사가 위장거래로 자금을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거래내역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기업은행이 외환 거래에 수반된 현물 이동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업은행 측의 공모 여부와 정부 승인 과정의 문제점도 살펴보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