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이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업종 비중을 높이고 음식료 게임 업종 비중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매입 정책(OMT)을 내놓은 데 이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3차 양적완화(QE3)를 결정하자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여 강세장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ECB가 OMT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7일부터 QE3가 나온 다음날인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IT와 자동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은 761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모비스(1597억원) 현대차(1335억원) 기아차(972억원) LG디스플레이(871억원) 등도 대규모로 매집했다.

반면 외국인은 음식료 화장품 게임 등 경기방어 성격이 강한 업종에서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오리온(-270억원) CJ제일제당(-198억원) 아모레퍼시픽(-181억원) 엔씨소프트(-156억원) 등이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종목이다.

기관은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 레버리지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코덱스 레버리지는 코스피200지수 하루 변동률의 두 배만큼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주가 상승기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기관이 코덱스 레버리지를 매수한 것은 OMT가 나오기 직전 6거래일간 코덱스 인버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코덱스 인버스는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ETF다.

기관은 또 조선 화학 정유 업종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현대중공업(1772억원) LG화학(960억원) SK이노베이션(646억원) 등이 OMT 이후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반면 한국전력(-394억원) 엔씨소프트(-317억원) SK텔레콤(-264억원) 등은 순매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