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6일 오후 3시45분

이랜드가 남태평양 사이판에 자리잡은 유명 골프장인 코럴 오션 포인트(COP) 리조트 클럽을 인수했다. 올초 사들인 퍼시픽 아일랜즈 클럽(PIC)사이판과 사이판 팜스리조트에 이어 사이판에서만 3개의 대형 호텔·레저 시설을 운영하게 됐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COP리조트 클럽을 보유한 미국 스와소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했다. 이랜드가 인수한 지분이 51%를 넘는 만큼 경영권도 확보했다. 인수 금액은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조만간 대금 납부를 마무리한 뒤 COP리조트 클럽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일본인들의 사이판 여행수요가 꾸준한 데다 중국인들의 관광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점을 이랜드가 눈여겨본 것”이라며 “기존에 인수한 PIC리조트 및 팜스리조트와의 시너지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말했다. COP리조트 클럽은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골프장이다. 필리핀해와 맞닿은 사이판 남부에 자리잡아 코스를 도는 내내 바다를 마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총 코스 길이는 7015야드로 사이판에 있는 골프장 중 가장 길다. 90여개의 객실과 수영장,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도 갖췄다.

이랜드는 올초 인수한 PIC사이판이 COP리조트 클럽 옆에 자리잡은 점을 감안해 두 리조트를 묶어 골프와 워터파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초 인수한 여행업체 투어몰(옛 세중투어몰)을 통해 사이판 관광사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랜드가 올 들어 해외 리조트와 여행사를 잇따라 인수한 것은 “여행·레저 분야를 패션과 유통에 이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박성수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의 목표는 이랜드를 ‘의(패션)·식(레스토랑)·주(주택)·휴(휴양)·락(레저)’을 아우르는 생활친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패션(티니위니 등)이나 레스토랑(애슐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휴·락 분야를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랜드가 추진했던 중국 쉐라톤구이린호텔 인수는 무산됐다. 이랜드는 지난달 대우건설이 보유한 구이린 쉐라톤호텔 지분 90%를 1300만달러(약 147억원)에 인수하는 가계약을 맺었지만, 10%를 들고 있는 2대 주주 중국계림시국유자산투자경영유한공사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최종 인수에 실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2대 주주는 대우건설이 쉐라톤구이린호텔 지분을 매각할 경우 제3의 매수자가 제시한 가격에 우선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었다”며 “이랜드가 인수에 나서자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던 2대 주주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오상헌/임도원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