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선 NLL 침범 때 북한군 해안포 개방"

북한 어선이 지난 12일 연평도 서북방 NLL(북방한계선)을 두 차례 침범했을 때 북한군이 인근 해안포의 포구(砲口)를 개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5일 "북한 어선의 NLL 월선 때 북한군 경비정이 기동하고 해안포도 개방했었다"면서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 어선의 NLL 침범이 우리의 대비태세를 떠보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 어선이 NLL을 넘어왔을 때 우리 해군의 고속정 편대가 출동해 경고방송을 하고 퇴거조치를 취했다.

북측 경비정도 기동했으나 NLL을 침범하지 않아 남북 간 군사적 대치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북한군 해안포의 개문이 북한 어선의 NLL 월선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북한군의 통상적인 훈련 때도 해안포의 포구가 열리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적 동향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군은 항상 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도발 시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수해지원을 돌연 거부한 날이다.

북한이 지난 10일 지원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작년과 같은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했던 영유아용 영양식, 과자, 초코파이, 라면 등 대신 쌀과 자재 장비의 지원을 요구한 셈이다.

정부는 11일 전화통지문에서 밀가루 1만t과 라면 300만개, 의약품ㆍ기타 물품 등을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 조선적십자회 대변인은 1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쌀이나 시멘트, 복구용 장비는 '다른 곳에 전용'될 수 있다고 하면서 그런 것은 절대로 지원할 수 없다고 공공연히 줴쳐댔다(떠들어댔다)"며 이들 품목에 대한 정부의 지원 불가입장을 비난했다.

북측은 쌀, 시멘트, 복구 장비 등을 염두에 두고 지원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자신들의 생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원 거부 의사를 밝히며 우리 정부의 지원 품목을 담은 통지문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겉으로는 지원 품목을 둘러싼 남북 간의 견해차지만 북한은 품목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가늠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수해지원 품목을 통해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재확인하고 마지막 기대를 접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