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세종시 이전의 첫날인 14일 총리실은 하루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총리실 내 6개 부서가 정부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세종시로 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오후 6시부터 5톤 트럭 기준 40여대를 투입해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물품을 정부세종청사로 옮긴다.

이날 이전하는 부서 가운데 하나인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은 오전 일찍부터 짐을 싸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미 사무실 정문의 `새만금사업추진 기획단'이라는 문패를 떼어놓은 상태였고, 사무실 안에는 여기저기 이사 물품이 널려 있었다.

직원들은 개개인에게 지급된 상자에 책과 서류 등을 차곡차곡 넣어 정리한 뒤 테이프로 꼼꼼하게 봉했다.

개인 물품이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상자 겉면에 이름이 적혀 있는 스티커를 붙이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익숙했던 정부중앙청사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새로운 환경을 개척한다는 기대감이 엇갈렸다.

특히 상당수 직원들은 지난달 세종시 `첫마을'에 집을 구해 살며 서울로 역출근을 하고 있었다.

김진남 정책총괄과장은 "8월 말 첫마을에 집을 구해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며 "새 아파트여서 깨끗하지만, 아직 병원과 대형마트 등의 자족기능을 위한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박병태 사업관리 과장은 "세종시 이전까지 한참 남은 줄 알았는데 오늘 이전한다니 이제는 실감이 된다"며 "원룸을 얻었는데 서울에서 살 때보다 비용이 많이 들 것 같다"고 밝혔다.

황일용 사무관은 "첫마을에 전세를 얻어 모든 가족이 다 같이 내려간다"며 "별다른 걱정은 없다.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고향이 지방인 직원은 세종시 이전을 반겼다.

정재상 사무관은 "원래 집이 전북 전주인데 서울 정부중앙청사로 파견 근무를 나왔다"며 "집이 가까워져서 좋다.

전주에서 출퇴근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총리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번에 이전하는 공무원 가운데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 17명(17.3%), 세종시에서 주택을 분양받은 공무원 20명(20.4%), 전세 10명(10.2%), 월세 32명(32.7%), 지인이나 친척과 함께 사는 공무원 19명(19.4%)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이전하는 6개 부서 공무원 수는 총 119명이고, 응답자는 98명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