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가 1970년대 중반 수백만명의 국민을 학살한 ‘킬링필드’ 사건의 주역이 치매로 재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캄보디아 전범재판소는 13일 200만명 가량을 학살한 크메르루주 정권의 ‘퍼스트레이디’인 렝 티르트(80)가 치매 때문에재판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면서 석방을 명령했다. 법원은 성명을 내고 “피고인이 가까운 시일에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없다”면서 “전문가들은 모든 치료 방법이 소용없었다면서 상태를 호전시키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석방이 무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법원 관계자는 “피고인에 대한 기소를 기각하는 것은 아니며 유무죄를 확인한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티르트는 크메르루주 최고 지도자 폴 포트의 처제로 사회장관을 지냈다. 크메르루주가 캄보디아를 통치한 1975~1979년 기간동안 처형, 굶주림, 질병 등으로 약 200만명을 죽게만든 킬링필드 사건의 주역중 한 명이다.

특히 티르트는 광범위한 숙청을 계획하고 명령, 감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티르트는 전쟁범죄와 학살, 반(反) 인류 범죄로 기소됐으나 기소가 “100% 잘못된 것”이라면서 자신은 캄보디아인을 위해 일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티르트의 석방으로 희생자 유족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법원의 결정이 충격적이라면서 수많은 캄보디아인의 죽음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