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大 못 벗어나면 사퇴"… 학생에 고개숙인 국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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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수 총장, 학생들과 간담회서 "내년 반드시 탈출" 약속
"우리 학교가 생각지도 못한 '부실대학'이 됐습니다. 총장님,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당장 저희에게 무릎 꿇고 사죄의 절이라도 하라고 요구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11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본부관 학술회의장. 강단 앞에 유지수 총장(60·사진)을 비롯한 보직 교수 10명이 앉은 가운데 여학생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국민대가 최근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됨에 따라 학생들이 청문회 격으로 마련한 자리에서다.
유 총장은 성토에 가까운 학생들의 비판에 대해 "내년에도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되면 학생들 요구대로 무릎 꿇고 절하며 사죄하겠다" 며 "그럴 경우 책임지고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한다" "총장 자리에 연연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목숨 걸고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국민대는 지난달 31일 하위 15%에 해당하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명단이 발표되자 곧바로 홈페이지(http://www.kookmin.ac.kr)에 Q&A 형식의 설명글을 올렸다. 정부 공식 발표 이전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학교 입장과 평가지표의 맹점을 설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전날 총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등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날 간담회를 열었다. 총장과 부총장, 처장단 교수와 학생들이 마주앉아 꼬박 2시간 동안 부실대학 선정에 대한 해명, 위기 극복 요구와 학교 측의 약속이 이어졌다.
간담회에선 참석 학생들의 울분에 찬 항의가 잇따랐다. 지표의 맹점이나 선정 결과가 다소 불합리했다 해도 학교가 제대로 준비 못한 탓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보직 교수들의 책임을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나 유 총장은 사죄의 와중에도 냉철한 판단으로 학생들을 설득했다.
그는 "학생 여러분이 요구하는 소통이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소통보다 성과가 필요한 때" 라며 "모든 방안을 동원해 노력할 테니 지금은 참고 내년까지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취업률 등 부족한 지표를 올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불과 3개월 정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약 3개월 뒤 취업률을 새로 조사해 발표, 이를 내년 하위 15% 대학 평가에 반영하므로 당장 지표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총장은 또 "국민대는 충분한 역량과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 전략적으로 지표 관리를 하지 않아 하위 15% 대학이란 굴욕을 당한 것으로 내년엔 반드시 탈출할 수 있다" 며 "만약 재정지원 제한대학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 고 거듭 다짐했다.
국민대 재단도 전폭적 지원에 나섰다. 대학 본부와 교수회, 법인이 공동 참여하는 비상쇄신발전위원회를 꾸리고 학내 지표 관리에 법인 적립금을 대거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종우 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은 이날 '국민대학교 북악 가족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학내 곳곳에 게재해 "그간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적립금을 비축해왔지만, 앞으로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탈출을 위해 학교의 다양한 쇄신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우리 학교가 생각지도 못한 '부실대학'이 됐습니다. 총장님,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당장 저희에게 무릎 꿇고 사죄의 절이라도 하라고 요구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11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본부관 학술회의장. 강단 앞에 유지수 총장(60·사진)을 비롯한 보직 교수 10명이 앉은 가운데 여학생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국민대가 최근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됨에 따라 학생들이 청문회 격으로 마련한 자리에서다.
유 총장은 성토에 가까운 학생들의 비판에 대해 "내년에도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되면 학생들 요구대로 무릎 꿇고 절하며 사죄하겠다" 며 "그럴 경우 책임지고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한다" "총장 자리에 연연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목숨 걸고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국민대는 지난달 31일 하위 15%에 해당하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명단이 발표되자 곧바로 홈페이지(http://www.kookmin.ac.kr)에 Q&A 형식의 설명글을 올렸다. 정부 공식 발표 이전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학교 입장과 평가지표의 맹점을 설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전날 총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등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날 간담회를 열었다. 총장과 부총장, 처장단 교수와 학생들이 마주앉아 꼬박 2시간 동안 부실대학 선정에 대한 해명, 위기 극복 요구와 학교 측의 약속이 이어졌다.
간담회에선 참석 학생들의 울분에 찬 항의가 잇따랐다. 지표의 맹점이나 선정 결과가 다소 불합리했다 해도 학교가 제대로 준비 못한 탓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보직 교수들의 책임을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나 유 총장은 사죄의 와중에도 냉철한 판단으로 학생들을 설득했다.
그는 "학생 여러분이 요구하는 소통이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소통보다 성과가 필요한 때" 라며 "모든 방안을 동원해 노력할 테니 지금은 참고 내년까지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취업률 등 부족한 지표를 올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불과 3개월 정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약 3개월 뒤 취업률을 새로 조사해 발표, 이를 내년 하위 15% 대학 평가에 반영하므로 당장 지표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총장은 또 "국민대는 충분한 역량과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 전략적으로 지표 관리를 하지 않아 하위 15% 대학이란 굴욕을 당한 것으로 내년엔 반드시 탈출할 수 있다" 며 "만약 재정지원 제한대학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 고 거듭 다짐했다.
국민대 재단도 전폭적 지원에 나섰다. 대학 본부와 교수회, 법인이 공동 참여하는 비상쇄신발전위원회를 꾸리고 학내 지표 관리에 법인 적립금을 대거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종우 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은 이날 '국민대학교 북악 가족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학내 곳곳에 게재해 "그간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적립금을 비축해왔지만, 앞으로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탈출을 위해 학교의 다양한 쇄신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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