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루이비통 회장에 쓴소리 "부자증세 강행…애국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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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힘들때 이중국적 이라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벨기에 시민권 취득을 신청한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회장에게 쓴소리를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9일 밤(현지시간) 25분 동안 진행된 TV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자세는 2000~3000명의 고소득자에게만 적용된다”며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최고 부자인 아르노 회장이 벨기에 시민권 취득을 신청하자 프랑스에선 부자 증세 논란이 가열됐다. 아르노 회장이 “세금 회피 목적이 아니며 프랑스 납세자로 남을 것”이라고 해명했는데도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재계는 물론 대부분의 부자들이 증세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아르노 회장은 앞서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총리를 만나 “부자 증세로 해외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기업가 정신이 훼손될 것”이라고 재계의 우려와 경고를 전달했다.
올랑드 정부가 이달 말 입법 예정인 증세안은 연간 100만유로(약 14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부유층에 75%의 소득세율(현행 41%)을 적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부유층 증세를 통해 올해 4.5%로 예상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내년까지 유럽연합(EU) 권고 기준인 3% 이내로 낮추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330억유로의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200억유로 규모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증세와 재정긴축 등을 통해 2년 안에 경제를 정상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국민들에게 정기적으로 상황을 보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듯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5년 동안 못했던 일을 단 4개월 만에 이루는 기적을 행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올 3분기 프랑스 경제성장률이 -0.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탓이다. 프랑스 경제는 작년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제로 성장에 머물렀다. 올랑드 대통령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가까스로 0%를 넘어서고 내년에도 0.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였던 0.3%, 1.2%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