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감소와 새로운 수익모델 부재로 침체를 겪는 증권사가 지난해 광고비는 줄였지만 접대비는 오히려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국내 주요 증권사 20곳의 2011회계연도(작년 4월∼올해 3월) 재무재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증권사가 1년간 쓴 접대비는 1천28억1천만원으로 전년(979억원)보다 5.02% 늘었다.

2009년도 이들 증권사의 접대비가 839억8천만원을 고려하면 2년간 22.4% 증가했다.

반면, 광고선전비는 작년 2천504억4천만원을 집행, 전년(2천950억7천만원)보다 15.13% 감소했다.

증권사별로 편차는 있지만 이들 20개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모두은 1조9천415억원으로 전년의 2조771억원보다 6.5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2.84% 감소할 정도로 실적이 하향세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접대비는 전년보다 10억원 정도 줄었지만 106억2천만원으로 조사대상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억원 넘었다.

접대비를 가장 적게 쓴 곳은 유진투자증권(26억3천만원)과 키움증권(27억2천만원)이었다.

전년 대비 접대비 증가율은 대신증권이 34.29%로 가장 높았고 동부증권(27.17%) 한화증권(23.80%)과 우리투자증권(20.38%) 등 3곳이 20%를 넘었다.

HMC투자증권(-14.75%), 한국투자증권(-9.29%), 대우증권(-8.23%), 동양증권(-4.04%)은 작년 접대비가 전년보다 줄었다.

광고선전비를 가장 많이 쓴 곳은 삼성증권(440억5천만원)과 현대증권(288억3천만원)이었다.

삼성증권은 작년에 접대비는 30억원을 집행해 20개 증권사 중 18위였지만 광고선전비는 다른 증권사보다 월등히 많아 대조됐다.

전년대비 광고선전비 감소율이 높았던 곳은 대우증권(-36.75%), 동양증권(-34.71%), 우리투자증권(-32.45%)이었다.

한화증권, 신영증권은 광고선전비를 전년의 3배 넘게 지출해 눈에 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거나 경기가 불투명하면 어떤 기업이라도 광고선전비를 먼저 줄이게 된다"며 "증권사의 업무 특성상 큰 규모의 거래를 하려면 영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접대비는 줄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했고 지난해 증권과 종금이 합병해 전년과 비교가 어려운 메리츠종금증권은 제외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배영경 오예진 기자 hskang@yna.co.krykbae@yna.co.kr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