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는 많은 대기업이 직원들에게 법정 공휴일 이상의 휴가를 준다. 정해진 추석 연휴는 3일이지만 5일 휴무 체제에 들어가거나 개인 여건에 따라 추가 휴가를 쓸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연휴에 더 바쁜 일부 서비스 업종 직원들은 빨간 날이라도 쉴 수 있는 것에 감지덕지해야 할 처지다.

현대차·LG, 5일간 휴무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5일간 추석 연휴 체제에 들어간다고 6일 발표했다. 추석과 개천절 사이에 끼어 있는 10월2일을 휴무일로 정해 대부분의 직원들이 5일 동안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LG그룹도 5일 휴가를 원칙으로 정했다. 대부분 계열사들이 설과 추석 때 법정 공휴일보다 하루 많은 4일 연휴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개천절까지 합쳐 5일을 쉴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이 기간에 개인별 휴가를 붙여 사용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휴 앞뒤로 하루 이틀간 연차를 내 7일 동안 휴가를 쓰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개인별 근무 여건에 따라 최장 5일간 쉴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생산라인 직원은 예외다.

현대중공업은 명절 연휴 기간을 4일로 정해 올해는 10월3일을 붙여 5일간 쉴 수 있지만 다른 변수가 생겼다. 정부의 전력 사용량 분산 대책에 따라 지난 8월 공휴일 대신 평일을 쉬는 대체휴무를 실시한 탓이다. 모든 직원이 개천절 대신 이미 하루를 쉬었기 때문에 개천절엔 정상 근무를 한다.

휴가 기간이 긴 만큼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두둑한 보너스 봉투를 챙겨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추석을 맞아 휴가비 80만원과 15만원 상당의 사내 인터넷 쇼핑몰 사이버머니, 유류비 5만원 등 총 100만원 상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전체 임직원에게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을 1인당 50만원어치씩 나눠줄 예정이다. 여기에 회사별로 명절 보너스를 제공한다.

○ 유통업체는 3일 쉬기도 힘들어

업종 특성상 자동차·IT(정보기술)·건설업체들은 5일 휴가를 권하고 있지만 연휴 때 더 바쁜 업체들은 장기 연휴를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이 대표적이다. 올 추석에도 대형마트는 휴무 없이 돌아가고 백화점은 이틀만 쉬기 때문에 롯데나 신세계는 3일 추석연휴 체제로 운영한다. 본사에 근무하는 사무직들은 연차라도 낼 수 있지만 일선 영업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연휴 기간에도 일해야 한다.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도 빨간 날만 쉴 수 있다. 10월2일 증시가 열리는 데다 연휴 바로 다음날 현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은행 창구는 명절 직후 오히려 더 바쁘다.

통신사와 항공사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명절 때 휴대폰 통화량과 항공편 이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이 추석 연휴 앞뒤로 개인 연차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업종별로 상황이 달라 연휴 기간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설/최진석/이유정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