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을 촉발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重慶)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이 권력 남용과 반역, 수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정식 기소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5일 전했다.

신화통신은 쓰촨(四川)성 청두시(成都市) 인민검찰원이 충분한 조사와 심문절차를 걸쳐 이 같은 내용의 소장을 청두시 중급인민법원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소장에 따르면 왕리쥔은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사업 파트너인 닐 헤이우드 살해 의혹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고의로 직무를 유기하고 사익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왕리쥔은 지난 2월 보시라이 당시 충칭시 당서기 일가의 문란한 사생활과 부정부패 사실 등이 담긴 자료를 들고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으로 진입했다.

이를 계기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노리던 보시라이가 낙마하고, 그의 부인 구카이라이의 살인 혐의가 세상에 알려졌다. 구카이라이는 지난달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고의살인죄)로 사형유예 선고를 받았다.

검찰은 또 왕리쥔이 공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당국의 승인 없이 근무지를 이탈,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주해 반역 혐의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직무수행 과정에서 기술정찰기구를 남용하고 청탁 등의 명목으로 뇌물을 받아 챙긴 왕리쥔에게 각각 권력남용과 수뢰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중급인민법원은 검찰의 소장을 접수했으며 재판은 차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