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5일 오전 5시51분

SK그룹이 코스닥 모바일 콘텐츠기업 캔들미디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SK그룹 오너 일가의 자금세탁 의혹에 연루된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창업투자조합을 통해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캔들미디어는 화이텍섹터투자조합4호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37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화이텍섹터투자조합4호는 과거 베넥스섹터투자조합4호에서 명칭이 바뀐 투자조합으로 SK플래닛(투자조합 지분 49.7%) 등 SK 계열사 자금으로 조성됐다.

지난 6월에도 SK그룹은 화이텍기술투자가 운용하는 오픈이노베이션펀드를 통해 증자 참여 방식으로 80억원을 캔들미디어에 투자했다. 오픈이노베이션펀드도 마찬가지로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SK플래닛(98.9%) 자금으로 조성했던 투자조합이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는 SK그룹 오너 횡령 의혹에 연루되면서 올해 2월 화이텍기술투자에 팔렸다. 최근 3개월 동안 이뤄진 캔들미디어에 대한 117억원 투자는 투자조합 운용 주체가 화이텍기술투자로 바뀐 이후에 이뤄진 것이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 측은 2010년 비상장사 휴대폰 벨소리·캐릭터 전문기업 스카이온을 캔들미디어로 합병, 우회상장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합병 직후 100억원 규모의 캔들미디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57.84%까지 늘렸다가 일부는 장내에서 정리했다.

캔들미디어는 지난해부터 적자를 내며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지난해 2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도 올 6월 600원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투자조합 손실이 우려되자 SK그룹이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자가 완료되면 최대주주 지분은 다시 57.93%로 늘어난다.

투자조합 운용은 화이텍기술투자가 맡고 있지만 해당 투자조합들이 SK 계열사 자금으로 조성된 것이라 증권가에선 캔들미디어 추가 투자가 SK그룹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창투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투자조합을 통해 캔들미디어에 들인 자금이 수백억원에 이른다”며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문제가 터진 상황에서 수익률까지 나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 물타기성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SK 관계자는 “캔들미디어 투자는 화이텍기술투자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캔들미디어는 지난달 29일부터 상한가 세 차례를 포함해 급등세를 타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 예고됐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