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임 때 5.4조 늘어..롬니ㆍ공화당엔 공격 호재
'재정절벽ㆍ택스마겟돈' 공포..한도 상향조정도 숙제

1조2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해소 문제가 대통령 선거에 묻혀 '시한폭탄'으로 잠재한 가운데 미국의 국가 채무가 16조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재무부는 국가 총부채가 4일(현지시간) 현재 16조160억 달러로 16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빚은 지난 10년간 거의 3배로 늘었으며 연말까지 대출 상한선인 16조4천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 첫날에 나온 소식이다.

따라서 오바마 재선 캠프와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진영은 이 문제를 놓고 또 한 번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에 빚이 많이 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를 '대통령 자리'를 빼앗을 호재로 삼을 기세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부채는 5조4천억 달러 증가했다.

지난주 플로리다주 탬파 전당대회장에는 두 개의 거대한 '채무 시계'를 배치하기도 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적자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또 깨버렸다.

약속을 지키려고 초당적으로 일하는 대신 경기를 살리겠다고 지출에만 신경 쓰는 바람에 아이까지 포함해 모든 미국인이 5만 달러씩의 빚을 떠안게 됐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고 이라크 전쟁에 돌입함으로써 채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반박했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16조 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적자 축소 지지 단체인 콩코드 코울리션의 로버트 빅스비 대표는 "연간 2천억 달러에 달하는 이자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쏟아붓는 예산이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제)에 지출하는 예산보다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예산 삭감, 증세 등의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로 인한 '택스마겟돈'(세금을 뜻하는 tax와 대재앙을 뜻하는 Armageddon의 합성어) 공포도 커지고 있다.

또 지난해 미국 정치권을 교착 상태로 이끌었던 정부 채무 한도를 또 한 번 상향조정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 경제가 이미 '재정 절벽'(fiscal cliff)이 미칠 여파를 감지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법적 채무 상한선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토를 달지 말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