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사진)에 대해 연이어 심층 칼럼을 내보내고 있다. 애플과의 소송을 계기로 급부상한 삼성의 위상에 주목하며 오너십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FT는 지난달 31일 ‘뉴스 속 인물(Person in the News)’ 코너를 통해 이 사장을 다룬 ‘삼성의 황태자,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다(Samsung’s dauphin prepares for a whole new battle)’란 칼럼을 실었다.

FT는 이 칼럼에서 “이병철 회장이 창업하면서 74년 후 손자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애플)의 수장과 대등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진 못했을 것”이라며 이 사장을 조명했다. 또 “애플과의 소송은 삼성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했는지를 보여 준다”면서 삼성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엔 여러 가지 주요한 결정을 내린 이 사장이 있다”고 전했다. 칼럼은 “어린 시절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이 사장이 자신의 족적을 어떻게 남길 것인지, 수십 년 동안 준비해 온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과거 FT 등 외신은 주로 삼성 제품에만 관심을 보여왔는데 최근엔 그룹의 역사와 오너십, 지배구조 등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FT의 ‘뉴스 속 인물’ 코너는 1주일에 한 번씩 화제 인물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유로존 국채 매입을 놓고 대립하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런던올림픽 개·폐막식을 연출한 영화감독 데니 보일 등이 최근 등장한 인물이다.

FT는 지난달 9일자에도 한 면을 할애해 ‘삼성’이란 제목의 심층 칼럼을 게재했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을 앞섰다는 점을 평가하고 이 사장이 이건희 회장과 같은 큰일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썼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